금감원 첫 검사예고제…ELS불완전판매 등 5대항목검사

금융감독원

감독당국이 올해 ELS(파생결합증권)와 해외채권 등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나 펀드의 자산배분 적정성, 임직원들의 자기매매 같은 불건전영업행위를 집중 검사한다.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중점 검사사항을 사전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6일 이같은 '금융투자회사 중점 검사사항 사전예고제도'를 도입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해 중점검사사항은 △ ELS·해외채권 등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 채권 매매·중개관련 불건전영업행위 △ 펀드 사전자산배분기준 준수 및 자기 또는 제3자 이익도모 여부 △ 특별자산펀드 등 대체투자펀드 운용 적적성 △ 선행매매 등 직무관련 정보이용 임직원 자기매매 등이다.

최근 투자자산이 급증하면서 투자자 보호 이슈가 생겼거나 지난해 검사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지적된 사항들이다.

ELS와 해외채권의 경우 최근 판매고가 급증하는데 비해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리스크가 커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전날 ELS에 대해 투자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는데 투자권유 및 판매절차 준수여부나 불완전판매 예방시스템 구축여부, 판매 사후확인절차(해피콜)나 판매실명제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채권매매와 중개관련 불건전행위는 운용사가 채권을 구두주문한 뒤 채권가격 변동을 틈타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증권사에 떠넘기는 이른바 '채권파킹'거래를 차단해 자기나 제3자로 손실 또는 이익이 전가되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다. 지난해 맥쿼리투신운용의 채권파킹거래에대한 검사제재 후속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

펀드운용과정에서 사전자산배분 위반사례도 중점검사사항에 포함됐다. 펀드자산을 사전에 정해진 자산배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운용하고 운용·매매담당자를 구분해야 함에도 이를 임의로 처리해온 관행을 지적한 것이다. 이로써 특정펀드나 일임재산의 수익률을 임의로 조정해 이해상충과 고객손실이 유발되는 것을 집중 검사하겠다는 뜻이다. 논란이됐던 현대증권의 연기금자산 불법 자전거래 등을 반영한 것이다.

부동산과 자원개발, 사회간접자본 등 대체투자펀드 운용에대해서도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투자위험 요인이 다양해진만큼 자산평가기준과 자금통제, 투자절차의 적적성 등을 살필 방침이다.

단골 검사 주제인 임직원 자기매매도 집중검사한다. 기존에는 단순 보유계좌 신고나 내부통제 준수여부만 따졌다면 올해부터는 직무정보를 이용했는 지나 자기매매로 고객재산에 손실을 입힌 여부까지 집중 검사해 조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중점 검사사항에 대해 연중 테마검사나 현장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금융사 스스로 준법감시나 자체 감사활동에 충실한 경우 테마검사시 검사대상 선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가 확실하고 자율시정기능에 문제가 없으면 이를 존중하고 재조치가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다만 자체감사에 소홀하거나 내부징계를 지나치게 경미하게 처리하는 등 개선노력이 미흡해 위법이 발생하면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검사사항 사전예고제도는 앞서 회계 감리업무에 대해서 2013년부터 시행된 바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증권감독기구(SEC)는 2012년부터 이같은 검사우선사항을 발표해 시행하는데 이를 참고한 것이다.

이은태 금감원 감독·검사담당 부원장보는 "회계분야에서 중점감리대상을 사전에 선정해 발표하자 기업들이 자진수정하는 등 성과를 냈는데 금융회사를 대상으로도 적용해보기로 한것"이라면서 "일단 금융투자분야부터 사전예고제를 실시한 뒤 결과를 보고 타 업권에 적용가능 여부를 검토하기로 임원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