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故성완종 언급하며 "검찰, 먼지떨이식 수사"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사진=뉴스1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68)이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먼지떨이식 수사'라고 주장했다.

선 전 회장 측은 6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어떤 한 사람의 자살이 문제되고 있는데, 별건 수사 관행이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직접적으로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를 남긴 채 숨져 정치권 로비 의혹이 불거진 성 전 회장의 사례를 사실상 자신에 대한 수사에 비유한 것이다.

아울러 선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2년 4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던 하이마트 납품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언급하며 "가족과 지인들까지 전부 조사받고 수사받으며 죽음과 같은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선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이 기소한 혐의 대부분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검찰이 주장한 공소사실들이) 선 전 회장이 주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대규모 횡령·배임 범죄에서 주범이 수동적으로 해서 (혐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논리도 폈다.

앞서 선 전 회장은 2005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하이마트를 매각하며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 회사에 240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2012년 4월 기소됐다.

선 전 회장은 담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하이마트 지분 13.7%(602억원 상당)를 취득한 혐의와 자녀들에게 배당금을 불법 증여해 증여세 745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또 2008년 미국 LA 베버리힐스의 고급 주택을 아들에게 사주며 증여세 15억원을 포탈하고 이사회 결의 없이 자신의 연봉을 늘려 289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1심은 이 가운데 부동산실명법위반과 아들의 유학자금으로 1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점, 11억7000여만원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일부만을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