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단협 시작해도 '新임금체계' 마련할 것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임금체계 개편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중순 임금 및 단체협상이 시작되면 새 임금체계가 마련되지 못한 채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유로화와 엔화 약세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노사 과제가 신차 출시 등 향후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7일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임개위) 6차 본회의를 열고 현대차의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 지난달 2일 진행된 5차 본회의 이후 한달여만에 이뤄지는 공식 논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11월 임개위를 꾸리고 올해 3월 말까지 새 임금체계를 마련할 목표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목표 시기는 이미 지났지만 임개위 자문위원회를 통해 유럽과 일본 선진기업의 임금체계를 벤치마킹 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지난달 회의에서는 윤갑한 현대차 노무담당 사장과 이경훈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측의 '신 임금체계'가 제안됐다. 120여개에 달하는 수당체계를 간소화하고, 직무와 숙력도에 따라 임금에 차이를 두는 '직무급'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 제시안에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과 관련된 내용이 없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렸다. 일부에선 평행선을 달려 온 노사의 임개위 협상이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새 임단협 협상에 논의의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일단 임단협 협상의 구체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고, 임단협 협상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새 임금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별도로 계속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사측 관계자는 "7일 회의에서 가시적인 새 임금체계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향후 임단협 협상이나 별도의 회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사 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경훈 지부장의 임기가 오는 9월 말 끝날 예정이지만 그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향후 예정된 임단협 협상에서 논의될 임금체계가 무엇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단협 협상 전 새 임금체계의 가시적 결과물이 마련된다면 새 체계가 임단협 협상에서 논의될 예정이라는 뜻이다. 설사 새 체계가 당장 마련되지 않더라도 임개위 관련 논의가 이어질 만큼 임단협 협상 중에도 새 결과들이 논의에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 측도 사측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이 이달 말 시작될지 다음달 초 진행될지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이전에 임개위를 통해 임금체계 논의를 최대한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체계 마련이 마무리 되지 않더라도 임단협 협상과 논의를 함께 하는 식으로 병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임개위 논의가 우선이라는 게 지부 측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