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4년생이 주식경연대회 우승, "10주 수익률 47%"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어려서 습득한 행위는 나이 들어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어려서부터 올바른 투자 습관을 가지게 하는 것은 저금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또는 미래세대에게 있어 중요한 생존 수단이 될 수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처음 투자를 시작한 나이는 11살, 우리 나이로 치면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혹자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니냐고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미국에선 초등학교 4학년들이 모의주식투자경연대회에서 우승하는 일이 벌어졌다.

조지아주 포사이스 카운티 뉴스에 따르면 4명의 켈리 밀 초등학교 학생은 교사 스테파니 섬너의 지도하에 조지아주 경제교육위원회가 개최한 포사이스 카운티 학교들을 위한 모의주식투자게임인 SMG (Stock Market Game)에서 10주동안 종자돈 10만 달러를 14만6921달러로 만들어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조지아주 포사이스 카운티는 인구 17만명정도의 카운티이지만 미국 통계국의 2012년 미국 커뮤니티조사에 따르면 중간가계소득 8만5494달러로 조지아에서 가장 부유한 카운티이자 전미에서 25번째로 부유한 카운티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환경자체가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도 있다.

조지아주에서는 1980년 이래로 매년 봄과 가을, 3만명 이상의 4학년 (초등학교 4학년)부터 12학년 (한국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들이 종자돈 10만불(가상)을 가지고 모의주식투자게임인 SMG에 참가한다. 이 경연대회의 규칙에 따르면 최대 팀 구성 인원은 5명까지이며 참가자들은 수학, 언어학, 컴퓨터 기술 그리고 다른 수업들에서 배운 온갖 지식을 사용해 비즈니스 뉴스를 읽고 숫자를 해석하고 현재 경제에서 성과가 좋을 가능성이 있는 상장된 투자자산을 조사한다. 학생들은 주식, 채권, 뮤추얼 펀드들을 사고 팔고 공매도하고 신용거래하고 이들 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한다.

10주간의 경연 후 최고의 포트폴리오 가치를 가진 팀이 승리하는데 우승자는 주 전체에서 한 팀 그리고 각 공립학교 구역별로 한 팀씩 선정되며 봄 경연의 경우 이렇게 선정된 600여명의 학생들과 지도교사들이 매 5월 아틀란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 올해의 주 전체 우승자로는 27만6703달러의 포트폴리오가치를 기록한 파크뷰 고등학교의 마크 레비튼 팀이 선정됐다.


주 전체 우승팀 기록과는 차이가 있지만 초등학교 4학년들로 구성된 팀이 포사이스 카운티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해당 카운티 내에서 그들보다 상급생인 다른 팀들과 경쟁해서 이루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포사이스 카운티 우승팀의 지도교사인 섬너는 인터뷰에서 "이러한 경쟁을 통해 학생들에게 현실세계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글로벌경제에서 경쟁해 나갈 수 있는 지식과 실생활 기술들을 준비시킨다"고 답했다.

2014년말 미 백악관에서 발표한 조기교육의 경제학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학습계획을 확대하는 것은 투자 1달러당 약 8달러 60센트의 혜택이 사회에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혜택의 절반 정도는 조기학습자들이 성인이 된 후 소득 증가로 나타났다.

금융이해력 (Financial literacy)에 대한 조기교육의 중요성은 여러 나라에서 강조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2013년 6월 대통령령에 의해 미국 청년들을 위한 금융능력에 대한 대통령자문위원회가 설치됐다. 참고로 조지아주는 고등학교 경제학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22개주중의 하나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되었던 모의주식투자게임 SGM은 매년 전미 50개주에서 6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경연대회로서 1977년에 시작됐다. 비영리기관인 Learning Point Associates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SGM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수학과 금융이해력에 있어서 높은 평가점수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이웃인 캐나다의 경우에는 작년 4월 하퍼 정부의 재무장관인 케빈 소렌손과 금융소비자보호청 부청장인 브리짓 굴라드가 'Talk With Our Kids About Money Day' 행사에 참석해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 (Financial Literacy)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이 행사는 학부모들과 교육자들이 어린 학생들과 금융이해력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장려하는 연례행사로서 BMO Financial Group의 지원으로 비영리 기관인 Canadian Foundation for Economic Education이 2013년에 시작했다.

이처럼 금융이해력 조기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여러 선진국들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 문득 대한민국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