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조정vs반등..안개국면의 투자전략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증시가 4월 하순이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특히 외국인들의 선물매도가 1만 계약을 넘어서는 등 시장을 감싼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거래량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고, 채권투자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증권주의 급락도 심리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미쳤다.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나 단기낙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점에서 반등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코스피지수 기준 2100선 밑에서는 매수해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반등시점에는 의견차이가 있으나 일단 '가격'만 놓고 보면 메리트가 생기는 수준에 근접했다는 얘기다.

물론 전문가들의 전망이 틀릴 경우도 있고, 최근 시장상황만 놓고 보면 불안감을 지우고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는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왜 현재 주가수준을 하방으로 보는 것일까.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단 최근 증시가 하락한 이유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은 크게 △이유없는 약세 △수급상 마찰△악재성 이벤트 부각에 따른 약세 등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국면에 따라 장세를 달리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유를 찾기 어려운 약세는 경계할 필요가 있으나 악재성 이벤트에 따른 조정이 왔을 때는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국내 증시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증시하락 배경으로 그리스 디폴트 이슈, 각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등을 꼽았다. 그러나 그리스 문제는 유럽을 비롯한 각국이 이미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어 '찻잔 속 태풍'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금리상승으로 연결되지만 기업들의 실적개선 가능성은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증시에 오히려 긍정적인 이슈라는 평가를 내렸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모멘텀은 여전히 양호한 편이라 전반적인 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전날 대규모 지수선물매도로 불안감을 키운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최근 10년간 사례에서 총 36회의 1만 계약 이상 선물매도가 있었으나 5거래일 이후 코스피200지수는 평균적으로 0.4%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유안타증권의 분석이다.

이번 5월 옵션 만기 역시 합성선물이 활용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이고, 현물시장의 추세를 보면 외국인 매수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시각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시장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크게 줄어든 터라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코스피 반등에 대한 전망은 나오고 있으나, 코스닥은 좀 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적잖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최근 들어 낮아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시장의 부담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결국 전문가들조차 시황전망이 엇갈리는 안개 국면이 계속된다는 얘기고, 이는 이런 상황에선 최대한 보수적으로 수익률을 방어하는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한편 전날 미국 뉴욕증시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주식 고평가’ 발언에 약세를 보였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9.31포인트(0.45%) 하락한 2080.15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 역시 86.22포인트(0.48%) 내린 1만7841.98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9.68포인트(0.4%) 떨어진 4919.64로 마감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에서 열린 '신경제사고연구소(INET)' 주최 세미나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담에서 미국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현 시점에서 미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일반적으로 꽤 높은 편(generally quite high)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은 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결정할 때 장기금리는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면서 "시장이 놀라지 않도록 우리는 통화정책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 버블(거품)이 발생한 것은 아니며 금융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 역시 적정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