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반등에 수혜주-피해주 엇갈려

글로벌 채권금리가 일제히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국내 시중금리도 지난달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금리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은행, 보험 등 금리 상승 수혜주들이 꿈틀대고 있다.

◇글로벌 금리 급등..증시 '출렁'=채권왕 빌 그로스가 트위터를 통해 '일생일대 독일 국채 매도 기회가 왔다'고 한 이후 독일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주요국의 금리도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독일 101년 국채 금리는 지난달 20일 0.075%에서 5월 6일 0.516%로 급등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1.87%에서 2.19%까지 상승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채 시장의 부족한 유동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글로벌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중금리도 덩달아 상승세다. 지난달 20일 1.693% 였던 국고채 3년물은 6일 1.969%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와 함께 주택저당증권(MBS)가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물량 부담이 생긴 것도 금리 급등에 영향을 줬다.

금리가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저금리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 장세에 사상 최고치를 넘보던 코스피지수는 이틀만에 50p 넘게 빠지며 2070선도 위협받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이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바닥 찍었나..은행주 반등 나서=금리 급등 추세에 업종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가 바닥을 확인했다면 섹터 전략에 변화를 줘야할 것"이라며 "대형주, 가치주 등이 주가 정상화를 시도할 것이고 중소형주, 성장주, 부채주는 그동안의 쏠림 현상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저금리 기조에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은행주 등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달 간 신한지주 (43,900원 ▼400 -0.90%)는 14% 급등했고 KB금융 (70,700원 ▲1,200 +1.73%)은 10% 올랐다. 보험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85,800원 ▲1,600 +1.90%)과 삼성화재는 각각 12%, 14%씩 올랐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기조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금리레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잇다"며 "금리 반등에 대한 기대감 자체만으로도 주가 할인요인이 해소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어 은행, 보험 업종이 단기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저금리의 수혜를 받아왔던 증권, 건설주의 경우 투자심리 위축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6일 증권주들은 유동성 축소 우려에 증시가 크게 흔들린데다 채권 금리 상승으로 채권 손실 우려가 반영되면서 급락한 바 있다. 건설주들 역시 예상보다 더딘 실적 개선과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며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