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장에 알뜰폰 "나 지금 떨고 있니?"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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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업계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알뜰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KT (34,250원 ▼200 -0.58%)가 월 2만9900원에 음성통화(휴대전화간)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8일 출시하고, SK텔레콤 (50,700원 0.00%)과 LG유플러스 (9,510원 ▼30 -0.31%)도 순차적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이 외형적으로는 가입자 500만명을 넘어섰지만, 주요 사업자들은 아직 적자 상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높은 음성 다량 통화 가입자나 LTE 가입자 비중을 높이는 게 필수적이다.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 주요 사업자들은 LTE 가입자 비중 확대에 사활을 걸어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현재 알뜰폰 가입자 중 LTE 가입자 비중은 아직 11%에 불과하다. 전체 LTE 가입자 중에는 1.7%에 그친다.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도 이통사 가입자는 3만6404원이지만, 알뜰폰 가입자는 1만5721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이통사들의 음성 무제한·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보다 저렴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본격 출시될 경우, 우량 가입자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값싼 기본료' 외에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 상품과 차별화되는 다양한 요금상품 개발과 부가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노리는 고객은 음성통화가 많고 데이터 사용량이 일정한 고객이지만 알뜰폰 사업자에게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알뜰폰 사업자가 차별화된 서비스 시장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저가 요금제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왔던 중소 알뜰폰 업계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저 2만9900원에서 시작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기본료 1000원 위주의 저가 알뜰폰 상품과는 근본적으로 타깃 시장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통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정부가 추진해왔던 '제4이동통신' 허가 계획에도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가 차별화된 요금상품을 내놓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