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브랜드의 힘' 대형마트 살렸다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이마트 PL 홍삼 파우치(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갖춘 PL(Private Label, 자체상표) 상품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합리적인 가격에 일반 브랜드 상품 못지않은 품질까지 갖추면서 불황기 대형마트 반등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이마트, PL상품 덕 13분기 만에 매출 반등=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신규 출점 점포 실적을 제외한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동기보다 1.1% 늘었다고 7일 밝혔다. 기존점 기준 매출이 신장세를 보인 것은 2011년 4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실적 반전은 PL상품이 주도했다. 이마트 1분기 PL상품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5.4% 늘었다. 판매수량 기준으로는 18.4% 증가했다. 고객 방문 횟수도 같은 기간 약 3%(372만명) 증가했다.

이마트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LED전구·홍삼정 등 기존 시장을 바꿀만한 품질을 갖춘 PL상품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비타민, 유산균, 자전거, 화장품 등 기존에 없었던 상품군까지 PL제품으로 출시해 불황에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PL 상품 효시는 1997년 이마트가 선보인 '이플러스 우유'다. 당시 20여 종으로 시작한 이마트 PL상품은 현재 러빙홈(리빙), 데이즈(의류), 자주(패션리빙), 빅텐(스포츠), 피코크(식품), 프레시(축산), 플러스메이트(문구), 몰리스(애완) 등 10개 브랜드 1만5000여개 상품으로 증가했다. 전체 취급상품수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유통사·협력사·고객 모두에게 이득"=최근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뿐 아니라 편의점과 홈쇼핑, 오픈마켓, 소셜커머스도 이마트 PL과 같은 자체 브랜드상품(PB)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체가 상품 기획을 주도하고 제조시설을 갖춘 생산업체와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물류와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PL상품은 대중소기업 상생모델이기도 하다. PL상품의 70% 이상 생산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별다른 추가 투자 없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PB상품 150여종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고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PB과자 8종과 도시락용 김 등을 말레이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CJ오쇼핑은 PB화장품 '르페르'를 터키와 두바이 등에 팔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PL상품은 이마트만의 독자적인 상품 경쟁력"이라며 "지난해부터 생활을 바꾸는 상품이라는 콘셉트로 진행해 온 PL상품 품질 경쟁력 강화 노력을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PL(또는 PB) :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제품을 기획한 후 생산만 제조업체에 의뢰해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PB(private brand)로도 표현한다. 직거래를 통해 물류비, 마케팅비 등을 아낄 수 있어 일반 브랜드(NB) 상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