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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주식 투자자의 의무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80>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5.05.0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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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주식 투자자의 의무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경제학자로는 드물게 주식 투자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둔 인물로 손꼽힌다. 그런 케인스지만 하루는 자신이 포트폴리오 운용을 자문해주던 보험회사와 기금의 투자위원회에 불려나가 수익률이 왜 그리 형편없는지 해명해야 했다. 세계적인 대공황이 막바지로 치닫던 1938년의 일인데, 그는 담담하게 주식 투자자의 의무에 대해 설명했다.

"주가의 저점이 다가오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는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더 오래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때로는 보유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태연하게 그리고 아무런 자책감 없이 지켜보는 것도 진지한 투자자의 의무입니다."

#사실 경기 호황과 불황, 강세장과 약세장, 거품 논란과 패닉의 엄습은 투자를 하다 보면 주기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무조건 주가 상승이 좋고 주가 하락이 나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자신이 투자를 제일 잘 했던 때가 1974년 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이때는 오일 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비관론이 극도로 팽배해 있던 시절이었지만 주가는 매우 쌌다. 경기 침체와 약세장이 기회를 만들어준 셈이다."

그렇다. 갑자기 패닉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가늠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기업의 가치는 따지지도 않고 매도 대열에 동참한다. 게다가 이럴 때는 최고의 우량주가 부실주보다 오히려 더 많이 하락한다. 우량주는 신용담보로 잡혀 있던 물량이 매물로 나와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반면 부실주는 거래조차 잘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닉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우량주를 매수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늘 그 보상을 받게 된다.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감정은 탐욕과 두려움이다. 강세장에서는 탐욕의 물결이 일렁인다. 그래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뒤에도 계속 더 오르기를 바라며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반등하기를 기다리다 매도 타이밍을 놓친다. 그러다 마침내 온통 나쁜 소식만 들려오는 날 두려움에 휩싸여 갖고 있던 주식을 전부 팔아 치운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이렇게 우르르 몰려다니며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만들어낸다. 이들과 반대로 하라는 게 소위 '역발상 투자이론'인데, 요약하자면 "다른 사람들이 흥분해서 날 뛸 때 소심하게 머뭇거리고,모두가 패닉에 빠져 팔아 치울 때 남몰래 사는 기쁨을 즐겨보라"는 것이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투자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주식시장이야말로 인간의 민낯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처럼 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일 때야말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투자의 일차적인 목적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무엇을 위한 수익인가 하고 물어본다면 그보다 더욱 소중한 무엇인가가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주식 투자란 더없이 세속적인 곳(주식시장)에서 더없이 세속적인 수단(돈)을 갖고 더없이 세속적인 목적(수익)을 위해 더없이 세속적인 사람들(투자자)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세속적인 잣대가 성공의 척도가 된다. 돈을 더 많이 벌수록 그 사람은 성공한 인물로 평가 받는 것이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돈은 보상이지 목적이 아니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다.

#투기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월가 역사상 최고의 투기꾼으로 통하는 제임스 킨은 주식시장에서 많은 돈을 벌었으면서도 왜 계속해서 투기를 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사냥개가 천 번째 토끼라고 해서 쫓지 않겠는가? 우리네 인생이 결국 투기 아닌가." 킨은 죽을 때까지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았고 2000만 달러의 유산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주식 투자를 통해 막대한 재산보다 더 중요한 삶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혹시 시장이 패닉에 빠져 주가가 급락할 때면 한번쯤 케인스와 킨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라. 그러면 문득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발견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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