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분당사옥 6번째 매각시도…'꼬이는 종전부동산'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대구로 이전한 한국가스공사가 분당사옥 매각을 또다시 추진한다. 벌써 6번째 입찰이다. 가스공사와 마찬가지로 지방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상당수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내년까지 모든 지방이전 공공기관들의 옛 사옥을 매각할 계획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이달 18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옥 매각을 위한 입찰접수를 진행한다. 앞서 가스공사는 지난해 7월과 9월, 12월에 이어 올해 2월과 3월에도 분당사옥 매각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매번 유찰이었다. 매수자 찾기에 실패했기 때문.

가스공사의 분당사옥은 3만5089㎡ 규모의 지하 2층~지상 8층으로 구성됐다. 재산가액은 1181억100만원. 8층으로 제한된 건물 높이와 다소 높은 가격 탓에 매수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미 지난해 대구로 본사를 옮겼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업승인 등을 받기 어려울 경우 매수자에게 계약해지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까지 제공할 예정이지만 매각작업이 순탄치만은 않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장애 해소를 위한 공문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와 마찬가지로 아직 종전부동산(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수도권에 보유하고 있는 사옥 등의 부동산)을 매각하지 못한 공공기관은 29곳이다. 국토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은 당초 121개의 종전부동산 가운데 99개를 지난해까지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매각된 종전부동산은 83개에 그쳤다. 그나마 올해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8개의 종전부동산이 매각됐다. 아직 남아 있는 29개의 종전부동산 중 한국도로공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옥은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사옥은 정부에서 별도로 활용하기로 해 매각대상에 빠졌다.

결국 매수자를 새롭게 찾아야 하는 종전부동산은 27개다. 27개 종전부동산의 재산가액만 1조7000억원에 이른다. 국토부는 이들 종전부동산을 대상으로 이달 14일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하루라도 빨리 종전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해서다. 투자설명회는 앞으로 3차례 더 열린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각되지 않은 종전부동산은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27개의 종전부동산 중 상당수는 이미 수차례 입찰에도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다만 국토부는 국립전파원(용산)과 신용보증기금(마포) 등 서울 도심에 위치한 종전부동산의 경우 매각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립전파원만 하더라도 위치 등을 감안할 때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내 29개의 종전부동산 중 22개의 매각을 완료하고 내년에 나머지 7개를 매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