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를 '시체장사' 등으로 표현했던 보수논객 지만원씨(73)가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지씨는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법원은 그의 발언이 "세월호 참사에 비통해하는 국민들에게 또다른 상처가 되는 발언"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이정엽 판사는 지씨가 "언론사 2곳은 각각 1000만원, 국가는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지씨는 세월호 참사 6일 뒤인 지난해 4월22일 인터넷에 올린 '박근혜, 정신 바짝 차려야'라는 글에서 세월호 참사를 "시체장사에 한두 번 당해봤는가? 세월호 참사는 이를 위한 거대한 불쏘시개다"라고 썼다.
지씨가 올린 글이 세월호 피해자 가족을 비하한다는 논란이 일자 경찰은 내사를 착수했고 이는 일부 언론사에 보도됐다. 이후 경찰은 지씨 글이 '세월호 참사를 외부세력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지씨는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고 공표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 판사는 "지씨의 표현에 대한 사법적 처벌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공공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 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지씨에 대한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에 대해 수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지씨의 피해와 국민의 알 권리를 비교할 때 알 권리가 우선된다고 판단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 2015.05.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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