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미래관 운영 심각하게 고민"

"과학관은 과학과 사회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공간이죠. 때문에 새 기술이 등장했을 때 좋은 면과 나쁜 면, 양면을 모두 반영해 보여줌으로써 과학기술 발전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카타야마 쇼이치로 일본 과학 미래관 부관장/사진=류준영 기자

일본 과학 미래관 카타야마 쇼이치로(Katayama Shoichiro) 부관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과학관 운영을 다각도로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일반인들이 지진·원자력발전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제기할 수 있는 부정적이고 잘못된 관점 등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카타야마 부관장은 일본 원전 사태와 지구적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과학기술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고 있고, 이에 따라 과학이슈 소통이 더욱 중요해 졌다고 강조했다.

부관장은 과학관 콘텐츠가 성공한 측면만 부각해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며 양면을 고루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과학관 스스로가 개선할 점을 모두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와 일반 관람객들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같은 '과학관-연구자-일반인'으로 이어진 3각 소통의 노력이 곧 일본 과학 미래관의 참된 면모를 만들어가는 자양분이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독일 메르켈 총리는 일본 과학 미래관을 방문해 아시모와 대화하거나 악수를 나눴다. 앞서 지난해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찾아 재난 도우미 로봇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카타야마 부관장은 해외 VIP들이 반드시 찾는 필수 방문코스가 된 비결에 관해 "과학기술과 사회 일반인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어 찾는 것 아니겠나"며 과학기술 선진국일수록 '소통 노력'은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곳 관장인 우주비행사 출신의 모리 마모루 씨는 명예직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곳 실무는 모두 카타야마 부관장을 통해 이뤄진다. 일본 과학 미래관 접견실에서 만난 부관장은 일본 과학 미래관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2가지 프로그램을 꼽았다.

우선, 과학 커뮤니케이터(Science Communicator·SC)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해당 분야 별로 과학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SC는 연구원들의 전문적인 조언을 종합해 투어 콘텐츠를 구성한다. 그만큼 최근 이슈에 가깝고, 교과서에서 배우기 힘든 현장의 내용을 접할 수 있다.

또 가상의 연구실을 구축해 연구원들과 방문객들이 각종 연구에 대한 견해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도록 한 '미래관 오픈랩'이 있다. 연구원들은 전시관에서 하루 3번씩 관람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일본 과학 미래관 내부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카탸야마 부관장은 "과학관 연구실은 전문연구를 수행하는 곳이 아니라 이곳 연구자들이 갖는 열정과 노력 등을 일반인들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며 "반대로 연구자들은 관람객들로부터 연구에 대한 의문과 권의, 불만사항을 직접 들어 때로는 연구에 실제로 반영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은 세계 과학관협회(ASTC)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카탸야마 부관장은 "이곳에서 과학자와 일반인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어떤 공감대는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며 "올바른 과학위상을 정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