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뒤이을 복서는? 알바레즈와 골로프킨 '0순위'

사울 알바레즈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 간 다소 맥이 빠진 '세기의 대결' 이후 전 세계 프로복싱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이웨더(1977년생)와 파퀴아오(1978년생)의 나이가 나란히 불혹에 가까우며, 특히 메이웨더가 향후 한 경기만 더 치른 후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파퀴아오 역시 최근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는 등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사울 알바레즈(25·멕시코)와 게나디 골로프킨(33·카자흐스탄)이 바통을 이어받을 유력한 선수로 주목 받고 있다.

22일 복싱계에 따르면 알바레즈와 골로프킨은 이달 미국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나란히 화끈한 KO승을 일궜다, 알바레즈는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차세대 복싱스타 '0순위'다. 그는 지난 10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BC 슈퍼웰터급 매치에서 '난적' 제임스 커클랜드를 상대로 3라운드 만에 K0승을 거뒀다.

당초 알바레즈는 이날 경기 전까지 31승(28KO) 1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던 커클랜드와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알바레즈가 커클랜드를 상대로 두 차례 다운과 함께 실신 KO 등 압승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알바레즈는 이날 경기에서 승수를 쌓으며 프로통산 전적은 45승(32KO) 1무 1패가 됐다. 알바레즈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던 '세기의 대결'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열린 경기에서 화끈한 승부를 펼치면서 전세계 복싱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게나디 골로프킨

골로프킨 역시 차세대 복싱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이달 17일 미국 로스엔젤리스 잉글우드포럼에서 열린 WBA 미들급 14차 방어전에서 윌리 먼로 주니어를 상대로 6라운드 만에 KO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로 골로프킨은 통산 33전 33승(30KO)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14차례 타이틀 방어전을 모두 KO로 승부를 갈랐으며, 연속 KO승도 20경기 째로 늘려갔다. 90%가 넘는 높은 KO율을 자랑하는 골로프킨은 마빈 헤글러와 함께 미들급 역대급 핵주먹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골로프킨은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코리안'이다. 때문에 최근 침체 일로에 있는 한국복싱에 향후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다만 알바레즈와 골로프킨은 차세대 스타가 되기에 2% 부족한 면이 있다. 알바레즈는 지난 2013년 9월 현존하는 최고 복싱스타 메이웨더와 경기를 치른 바 있다. 하지만 알바레즈는 이날 경기에서 메이웨더의 플레이에 내내 끌려 다니며 고전한 끝에 0-3 판정패했다.

알바레즈가 향후에도 화끈한 경기를 펼치며 승승장구하더라도 그에게는 늘 메이웨더에 패한 '2인자'라는 멍에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골로프킨(1982년생)은 한국나이로 올해 34살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획득을 포함해 300전이 넘는 아마추어 전적을 쌓는 과정에서 프로로 입문하는 시기가 다소 늦어진 것.

일각에서는 현재 최고 기량을 펼치고 있는 골로프킨이 30대 후반에도 하드펀처가 즐비한 미들급에서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복싱계 관계자는 "알바레즈와 골로프킨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급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하지만 이들 선수를 포함해 디온테이 와일더, 키스 서먼 등 화끈하고 재미있는 복싱을 하는 차세대 스타들이 많아 복싱은 향후에도 세계적인 스포츠로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