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노조위원장 거짓 해명 논란

금융투자협회 현직 노조위원장 이모씨가 9억원 규모 불법 주식거래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당국의 중징계가 예정된 가운데 이씨와 금투협 노조 집행부가 언론과 금투협 노조원들에게 이 사안과 관련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펴고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총사퇴를 약속했던 이씨가 이를 번복해 재신임을 받기로하는 과정에서 거짓해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씨 등 노조 집행부는 지난 19일 노조원 임시총회를 열고 재신임과 관련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금감원이 위원장 취임이전 주식거래를 문제삼지 않았다가 지난해 검사에서 이를 적발했으며 금감원 내부 제재양정기준보다 높은 중징계를 상정해 이는 노조탄압 목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는 머니투데이 보도이후 언론의 잇딴 해명요구에도 이같은 입장과 함께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씨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이씨가 보유한 증권저축계좌는 2005년 입사 당시 개설한 계좌로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주식계좌 등록의무가 부과됐다. 이후 이씨는 단 한차례도 계좌나 거래내역을 신고한 바 없다. 이는 금투협 내부규정 위반이자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애시당초 '억울하다'는 주장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씨는 2012년과 2013년 사이 1억원 내외로 주식거래를 시작했으나 2013년 8월 노조위원장에 취임하면서 세입자의 전세금 6억5000여만원을 해당계좌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 위원장 취임이후 액수는 협회 내부규정에 따라 신고유예 대상(노조파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금감원이 1억원에 불과한 신고대상 금액에 추가로 신고유예액 6억5000여만원을 추가해 제재양정액을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의 제재양정기준은 위법매매 기간중 거래금액에 따라 제재를 차등적용하는데 투자금액이 5억원 이상은 직무정지, 2억원 이상은 문책경고(직원은 감봉), 1억원 이상은 주의적경고(직원은 견책), 1억원 미만은 주의를 조치한다. 따라서 견책이나 주의정도의 조치를 받아야 하는데도 노조 길들이기 차원에서 자신을 희생양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금감원 측은 "제재는 최종적으로 금융위원회에서 확정되므로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이씨측 주장에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전체 9억원의 거래액중 노조위원장 취임이전(2009년~2013년) 투자원금은 4억8000여만원이고 위원장 취임이후 추가된 액수는 4억7000여만원인 조사결과가 통보된 것으로 안다"면서 "위원장 취임이전 투자액이 1억원이라는 이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본인 역시 그 사실을 잘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주식거래로 견책조치를 받은 또다른 협회 대리급 직원과 달리 이씨는 감봉3개월의 중징계를 통보받은 뒤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현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이씨에대해 감봉 3개월의 신분 제재를 결정했으나 지난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회사 임직원 과태료 부과기준이 최대 5000만원에서 건당 250만원으로 바뀌면서 관련 부칙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최종 의결은 미뤄진 상태다.

이씨는 또 2005년 개설돼 10년간 보유한 증권계좌를 그동안 금감원이 3차례 검사에서 문제삼지 않다가 노조위원장 취임이후 지적하는 것은 표적검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과정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이를 마치 불법주식거래를 용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머니투데이는 이씨의 주장과 전반적인 의혹에 대한 본인의 해명을 듣기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이씨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노동조합은 오는 26일 총회를 열고 이씨를 비롯한 노조집행부의 재신임여부를 투표에 부친다. 과반수 이상의 득표로 재신임이 결정되면 노조는 개인비위가 드러난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는 셈이된다. 아울러 이씨가 현직 노조위원장 신분으로 금감원과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파견자에 대한 신고유예조치는 편의를 제공하자는 취지이지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대놓고 허용한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협회 직원들에대한 주식거래 제한 내부규정을 강화했으며 노조파견자도 신고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