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산하기구 "日세계유산, '전체' 역사 알려야"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인 강제 징용의 한이 서린 나가사키(長崎)현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전경. © News1 국종환 기자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이 포함된 일본 메이지(明治)시대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 유네스코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일본 측에 '전체 역사(full history)'를 알릴 것을 요청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ICOMOS가 지난 15일 공개한 '세계유산 등재대상에 대한 평가서'는 "각 시설에 대한 역사의 전모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It would be appropriate to allow understanding of the full history of each of the sites)고 명시하고 있다.

ICOMOS는 지난 4일 23개의 일본의 산업시설물에 대한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추후 발표한 평가서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이는 일본 측이 관련 시설물의 기간을 '1850년부터 1910년'으로 한정해서 등재 신청을 한 것에 대해 대한제국 강제합병이 이뤄진 1910년 이후의 상황까지 명시하라는 ICOMOS 측의 수정권고로 비춰진다.

세계유산 등재에 일제의 강제징용 사실이 반영돼야 한다는 우리측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수정권고가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유네스코는 6월 28일부터 독일 본에서 열리는 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전날(22일)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정부간 첫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도 우리 측은 조선인 강제징용을 등재 내용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협의에서 세계유산 등재 결정문에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유산위원회가 개최돼 세계유산 후보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면 위원국들은 결정문의 초안을 가지고 논의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원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수정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 중인 23개의 메이지 시대 근대산업시설물 중 군함도 등 7개 시설은 과거 조선인 5만7900명이 강제 징용돼 고초를 겪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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