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험, 2년 뒤 '혁신' 증명했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삼성전자 모델이 1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프리미엄 하우스에서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과 '블루스카이 AX7000'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에어컨이 획기적인 '생산성 증가' 및 '품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을 총괄하는 윤부근 대표이사가 기존의 생산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에 나선지 2년 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이 지난주 풀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진 생산성과 낮아진 불량률에 삼성전자의 제조 혁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2012년 말 기존의 컨베이어벨트를 걷어내고 '모듈생산방식(MPS, Modular Production System)으로 전면 전환했다.

모듈생산방식은 숙련된 소수의 작업자로 구성된 각 셀(Cell)에서 제품을 정지 상태에서 눕힌 채로 조립·검사 등의 작업 후 다음 공정으로 진행하는 생산 방식이다. 과거 40년간 컨베이어벨트 방식으로 가전제품을 생산해 왔던 삼성전자가 모듈방식을 채택한 것은 '창조적 파괴' 행위였다.

이 같은 혁신의 결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전자 에어컨 생산라인의 1인당 생산성은 모듈생산방식 도입 전인 2012년 4월 대비 85% 증가했다. 기존에도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웠던 불량률은 더욱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2013년 1월 에어컨 실내기 제조라인에 처음으로 모듈생산방식을 적용했다. 작업자 2명 1개조가 각 개별 셀에서 정지상태에서 제품을 조립했다. 효과가 있었다. 2013년 에어컨 공장의 1인당 생산성은 25% 증가했고, 불량률은 절반 이상 줄었다.

이같은 성과를 확인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어컨 실외기 제조 라인에도 모듈방식을 확대 적용했고, 작업자 1명 혼자 제품을 조립하는 '1인 완결형 셀'을 구축했다.

이밖에 실수방지 시스템(Fool Proof System)을 구축하고 자재공급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부품간 톱니바퀴처럼 꼭 맞게 끼우는 구조를 적용해 외관 품질을 높이는 등 제조현장 혁신 활동을 펼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량생산을 위한 전통적 방식인 컨베이어벨트 생산방식은 제한된 공간에서 똑같은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근골격계질환 발생 우려가 있었다"며 "모듈생산 방식은 작업자 재량에 따라 공정별 시간 배분이 가능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데다 신체적 부담 및 안전사고 우려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