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카지노 내국인 허용? 노인 피해자 우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국내 크루즈여행 고객 중 본인의 장례를 위해 상조회사에 한푼 두푼 모으고 있는 노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상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할 경우 카지노 게임으로 돈을 잃게 되는 대상이 결국 노인층이라는 얘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크루즈 최대 고객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로운 노인층이다. 특히 수명이 연장되면서 상조회사들이 앞 다퉈 납입금 만기 고객을 크루즈여행객으로 전환시키며 노인층이 최대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보람상조, 부모사랑상조, 한강라이프 등 대부분의 상조업체가 크루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사 1위인 하나투어는 검색사이트 파워링크에 '하나투어 크루즈상조'를 내걸었을 정도로 크루즈여행상품은 상조회사를 통해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최근 프린세스, 로열캐리비안 등 국제 크루즈 선사들은 아예 대형 여행사를 제치고 상조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기도 하다. 부모사랑상조는 지난 2월 프린세스 크루즈와 직접 전략적 제휴를 맺고 '부모사랑 한·일 아시아 5일 크루즈' 상품을 출시했다.

이렇게 상조회사의 크루즈여행상품 판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적게는 60개월 많게는 120개월까지 분납이 가능해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례상품 만기금과 크루즈여행상품 가격이 비슷해 쉽게 갈아탈 수 있는 것도 흥행 이유다.

상조회사는 노인들이 장례상품 만기금으로 크루즈여행을 떠날 경우 장례상품 재가입을 유도할 수 있어 1석2조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장례상품 가입 정체기를 맞은 상조회사로서는 크루즈여행상품 판매가 궁여지책이었는데 빅히트를 친 것.

업계 관계자는 "상조회사의 장례상품 만기금은 다양하지만 300만원 내외가 가장 많은데 크루즈여행상품 역시 300만원내외로 갈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다"며 "상조회사는 이러한 만기 고객 100~200명을 쉽게 보낼 수 있어 크루즈 선사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장례비용으로 한달에 3만~4만원씩 10년 동안 모은 만기금을 쓰는 노인층이 주요 고객인 크루즈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가 생긴다면 결국 노인들의 쌈짓돈을 뺏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