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黃 청문회 '촉각'…개혁·경제재도약 '박차'

박근혜 대통령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사정 수사를 지휘해 온 황교안 법무장관을 국무총리로 발탁해 집권 후반기 개혁 총괄 임무를 맡겼다. 현직 장관 기용이란 파격을 통해 사회 전반에 대한 부정부패 척결과 정치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황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으면 내각의 안정을 도모하며 고강도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성역없는 수사 지침을 받는 검찰의 칼날이 더욱 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평소 과거부터 이어져온 정경 유착을 끊지 못하면 경제활성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개혁과제를 실현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황 후보자 총리 지명 소식을 전하며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경제 재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후 부정부패 일소와 정치 개혁을 꾸준히 강조해온 박 대통령의 의지가 녹아든 말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가 낙마하면서 박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구상이 어그러졌지만, 이번에 황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부정부패 척결을 거듭 국정 표로 내세우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며 "이를 발판 삼아 4대 구조개혁 등 경제 활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재도약의 골든타임을 강조해온 박 대통령은 4대 구조 개혁에도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의 첫 단추"라고 강조한 바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있다. 청와대는 우선 오는 28일 5월 임시국회 종료 전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처리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개혁안 처리 불발시 국회도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면에서 이번에는 법안의 처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핵심 쟁점인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에서 여야가 이견도 좁혔다. 이번주 중에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골자로 하는 공공부문 개혁 세부 실천과제도 발표한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국정구상이 차질없이 실현되기 위해선 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1차 관문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지난 24일 총리실에서 청문회 준비를 본격 시작했고, 청와대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치권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는 황 후보자가 2013년 법무장관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한차례 통과한 만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야당이 황 후보자가 법무장관일 때 두차례 해임 건의안을 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사 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법무장관 취임 전 청문회에서는 '전관예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는 연휴 직후인 26일 쯤 총리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국회는 이로부터 20일 이내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마친 뒤 본회의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에 따르면 6월 9일 이내 청문회를 마치고, 14일 이내 전체 국회 심사 절차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의미다. 14일이 일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2일까지는 절차를 마쳐야 하는 셈이다.


다음달 중순 예정된 박 대통령의 방미 전 총리 인준 절차를 매듭짓겠다는 게 청와대 생각이다. 이를 위해선 총리 임명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총리 부재에 따른 국정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탓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총리 내정자 대한 인사청문회는 신상필벌식이 아니고 정책과 업무수행능력 검증에 방점을 두고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총리 인선문제로 더 이상의 국정 혼란이 벌어져선 안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