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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확산되는 온디맨드 경제, 준비 돼 있나

장윤옥의 창 머니투데이 장윤옥 부국장 |입력 : 2015.05.26 07:02|조회 : 5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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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확산되는 온디맨드 경제, 준비 돼 있나
집 근처에는 조그만 중국음식점이 있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음식 맛이 괜찮은 편이어서 졸업식이나 어린이날 같은 기념일에는 일찍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가 어렵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서인지 이 집은 흔히 하는 ‘자장면 배달’은 아예 하지 않는다. 자장면 몇 그릇을 위해 배달 서비스를 하기에는 채산성이 맞지 않고, 배달 위주로 음식을 팔면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최근 그 가게가 음식배달 홍보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일정 금액 이상만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원하는 장소까지 음식을 갖다 주는 서비스 덕분이었다. 방문고객 위주로 운영해 온 그 음식점은 따로 배달원을 두는 게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문받은 음식을 포장해 배달기사에게 연락만 하면 끝이다. 주문 건수별로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배달주문이 없어도 상관없다.

최근 주문만 하면 원하는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주문형’을 뜻하는 온디맨드는 이전에는 음악이나 영화, 전자책 같은 디지털콘텐츠에 국한해 쓰였다. 하지만 최근 정보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그 대상이 현실 세계로까지 확장됐다. 이제 스마트폰 버튼만으로 택시나 대리운전사를 부르고 청소나 세탁 같은 가정의 일까지 손쉽게 맡길 수 있다. 좋아하는 식당의 음식을 포장해오거나 애완견 산책 같은 아무에게나 부탁하기 어려운 개인적인 서비스도 오케이다.

이 같은 서비스의 등장은 시간부족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에게는 구세주와 같다. 온디맨드 서비스 덕분에 잡다한 일을 쉽게 맡기고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맡기고 싶은 일이 있어도 안심하고 맡길 사람을 찾기가 어렵고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기도 불편했다. 하지만 이제 서비스의 안정성이나 질은 온디맨드 회사가 보장해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도 훨씬 일을 맡기 쉬워졌다. 일을 의뢰하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도 명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언제 생길지 모르는 일거리를 기다리며 대기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지금 원하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맡고 처리하면 그만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서비스는 더욱 늘어나고 다양해질 전망이다. 온디맨드 경제란 단어가 말해주듯, 우리의 경제시스템은 이미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유통비 부담 없이 손쉽게 거래하고 교환하는 단계에 들어섰을지도 모른다. 온디맨드 경제가 확산되면 이전에는 전혀 거래대상이 아니었던 서비스나 상품까지도 거래 대상이 된다. 공유경제의 대표 서비스로 거론되는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좋은 예다.

그런데 이처럼 확산되는 온디맨드 경제에 맞춰 우리 사회는 이를 수용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걸까. 온디맨드 경제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 지금까지 기업의 피고용자로 일하던 사람 대부분은 개인사업자의 신분이 된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입맛에 맞는 일만 골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조직을 통해 일의 안배와 구성원간 균형이 맞춰졌다면 개인사업자로의 신분변화는 극한 경쟁의 틀로 내몰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조직에서 감당했던 재교육이나 업무에 필요한 도구의 구매와 관리도 완전히 개인의 몫이 된다. 사고나 질병에 따른 위험부담도 철저히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배달 아르바이트생이나 택배사업자의 처우에 대한 문제는 온디맨드 경제의 그늘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문제가 더 많은 국민으로 확대되면 어떻게 될까.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는 소득격차와 늘어나는 비정규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시간제 근로자나 1인 사업자에 대한 계약, 처우 등에 관한 시스템을 정비해나가지 않으면 온디맨드 경제에 우리 사회가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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