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카드'로 일단 수습…野, 다음은 대선주자 모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4일 오후 여의도의 한 중식당 앞에서 열린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직 수락 공식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김상곤 혁신위원장. 2015.5.24/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내정한 가운데 앞으로 혁신위의 본격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 위임을 약속하며 혁신 의지를 드러냈지만 위원장 인선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당초 지난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던 위원 인선 등의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 설치의 건 등이 의결되면 본격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위원 선정 작업 시기에 대해 "절차라는 게 있지 않나"라며 "(최고위 의결 등)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최고위 의결 이후 활동에 대해선 "곧바로 활동에 들어간다고 해도 누구를 혁신위원으로 할지까지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날(24일) 위원장을 공식 수락한 만큼 구상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밤 문 대표와 만나 위원장직을 처음 제안받았고, 다음날(22일) 오후 문 대표와 다시 만나 숙고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24일 문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한 뒤 위원장직을 최종 수락했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쇄신 방안으로 추진된 혁신위에선 앞으로 공천과 당무, 인사 등의 문제를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문 대표는 김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직을 최종 수락하는 자리에서 "우리 당에 계파주의나 패권주의가 있다면 (혁신위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청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혁신기구에 전권을 위임하기로 한 만큼 김 위원장이 향후 인선이나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는 어떠한 언급도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는 이날 석가탄신일을 맞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 얘기가 아니라 종교 얘기만 했다"며 혁신위 관련 언급을 피했다.

기존의 공천혁신추진단(단장 원혜영)과 혁신위 활동이 겹친다는 지적에 대해 같은 날 이종걸 원내대표는 "넓게 공천제도와 관련한 문제는 거론할 수 있지만 당의 어렵고 힘든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하는데 혁신위는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길지 않게 그러나 꼭 필요한 기간 동안 활동해서 당이 어렵고 힘든 상황을 반드시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가 결정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기구(혁신위)는 당 혁신 관련 모든 문제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결정하고 이후에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은 최고위의 당 대표(에 있다)"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공천권이나 인사권을 직접 행사하기보다는 공천권·인사권 혁신을 위한 혁신안을 만드는 데 주력토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은 27일 열릴 정례 최고위에서 혁신위 설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 내분을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이르면 다음날 긴급 최고위를 열어 이를 의결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문 대표가 지난 2·8 전당대회 때부터 주장해왔던 당내 대선주자급 모임인 '희망스크럼' 구성 작업도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찬을 함께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혁신을 위해 당내에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있는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지난번 전당대회 때 제가 '희망스크럼' 등의 표현을 썼는데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당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고, 대표님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며 "그야말로 순망치한의 관계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여러 한계가 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열심히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박 시장, 안철수 의원과 3자 회동을 추진한 뒤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 등으로 참여 대상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참여 대상자와 기구의 역할·권한이 확정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