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케이블업계 구도 바뀐다…차터-TWC 합병 임박

작년부터 관심을 모았던 미국 케이블업계 2위 타임워너테이블(TWC)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4위 차터커뮤니케이션스와 손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차터가 TWC의 인수에 근접한 상태라고 25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공식 발표는 빠르면 26일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차터가 책정한 인수가는 주당 195달러로 지난 22일 TWC 종가 171.18달러에서 14%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에 따라 총 인수가는 551억달러(약 60조92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거래는 현급지불과 주식교환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차터는 TWC 주주들에게 주당 195달러에서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 규모를 100달러와 115달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나머지 부분은 차터의 주식으로 지급된다.


차터는 또 소형 케이블업체인 브라이트하우스네트워크로 TWC와 함께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차터는 브라이트하우스를 두고 TWC와 인수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TWC와 브라이트하우스 둘 다 손에 넣는 최선의 시나리오를 달성하게 됐다. WSJ는 세 업체의 총 가입자수는 2300만명으로 1위 컴캐스트의 2700만명에 필적하게 된다고 전했다.

차터는 이미 한 차례 TWC 인수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작년 1월 차터는 현금지불 및 주식교환 방식으로 주당 132.50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제시했으나 거절 당한 바 있다. 이후 컴캐스트가 주당 160달러를 인수가로 부르며 TWC의 인수는 물 건너 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컴캐스트와 TWC의 합병이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 불가로 결국 무산되면서 차터는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작년의 실패를 겨울 삼아 차터는 더 날렵한 행보를 보였다. 차터의 최대주주인 리버티브로드밴드의 존 말론 회장은 롭 마커스 TWC CEO(최고경영자)와 접촉해 우호적 인수 추진 의사를 밝혔다. WSJ에 따르면 차터는 TWC는 4월 컴캐스트의 공식 인수 철회 이전에 에릭 진터호퍼 차터 회장이 마커스 CEO와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리버티브로드밴드는 이번 인수 성사를 위해 차터의 주식 50억달러(약 5조453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해 인수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 다국적 통신업체 알티스가 TWC와 접촉하며 인수전은 다시금 치열해졌다. 하지만 관련 소식통은 알티스는 차터보다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할 계획이 없다며 차터의 인수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케이블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알티스는 최근 미국 7위업체 서든링크를 91억달러(약 91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 이후에도 규제당국의 승인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컴캐스트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컴캐스트만큼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은 관계로 반독점 문제가 제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트리트리서치의 조너선 채플린 연구원은 컴캐스트와 TWC의 미국 브로드밴드 시장 총 점유율 57%인데 반해 차터-TWC의 점유율은 24%에 그쳐 규제당국이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