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지배구조개편 속도낼 것"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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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150,400원 0.00%)과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의 합병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정된 수순이지만 시기상으로는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만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은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시장에서는 제일모직의 보호예수가 끝나고 관련법안 통과 등을 예상해 지배구조와 관련한 그림을 그려서 움직이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시기가 일렀다"며 "삼성물산을 실질적 지주회사로 한 지배구조개편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지주사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간금융지주는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의 모양을 어느정도 갖추고 추후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상호보유지분 해소 등 여러가지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물산 주주들의 주식청구매수권 행사 가능성은 합병의 변수로 제기됐다. 한 펀드매니저는 "삼성물산 매수청구권 가격이 5만7234원으로 이 가격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면 시장에서 매수청구권이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과거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매수청구권으로 합병이 무산된 사례가 있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부사장은 "삼성그룹이 전략적으로 봤을 때 합병하기에 현재 삼성물산의 주가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주가가 저점일때 합병공시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매수청구권 문제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지주사 전환을 하지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사실이라면 삼성물산이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큰 잡음이나 추가 비용없이 그룹을 지배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합병소식 이후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8200원(14.83%) 오른 6만350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제일모직은 2만500원(12.54%) 오른 18만4000원을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