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삼성물산, 삼성바이오 사업 주도권 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26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그룹 신수종사업인 바이오사업 주도권을 삼성물산(합병 이후 법인)이 쥐게 됐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 구성을 보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46.3%, 삼성전자 46.3%, 삼성물산 4.9%, 퀸타일즈 2.5%로 구성돼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따라 양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은 51.2%로 삼전전자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양사 합병 법인인 삼성물산이 사실상 바이오사업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향후 증자가 이뤄지더라도 기존 지분 구성대로 할 계획"이라며 "전체 지분율에 변화가 없는 만큼 삼성물산이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된 자금은 1조446억원(2015년 2월 기준) 정도다.


제일모직과 합병 전 삼성에버랜드는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갈증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보다 남달랐다. 삼성그룹 신사업팀이 2008년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을 때 삼성에버랜드 전문가들도 바이오 사업에 공동 참여했다.

이후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삼고 사업을 본격화 할 때부터 그룹 계열사 중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질병 예방과 진단, 치료와 관련된 신약 개발을 의미하는 레드 바이오 외에 농업·식품용 바이오인 '그린 바이오' 분야에 강점을 가진 것도 바이오사업에 관심을 보여 온 이유로 꼽힌다.

삼성그룹은 이날 통합법인인 삼성물산이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와 바이오'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기존 사업이 정통사업으로 안정적이긴 하지만 성장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다"며 "바이오사업의 최대 주주 위치를 확보함에 따라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사업은 생산 인프라와 신기술을 확보하는데 장기적으로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되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재원 확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패션, 건설, 레저 등 기존사업과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