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6월 중 청산절차 돌입할 듯

팬택 본사

국내 휴대폰 제조사 3위인 팬택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아래서 새 주인 찾기를 포기하면서 내달 중 청산절차 돌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팬택은 26일 "지난 10개월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팬택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적합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했다"며 "더 이상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돼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택은 3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10개월간 팬택 직원은 절반 이하인 1200여명으로 줄어들었고 영업 활동도 사실상 중단됐다.

팬택 관계자는 "M&A시도를 안 해 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리하고 급박하게 매각을 시도한 것도 아니다"라며 "해 볼만큼 했는데 더 이상 자력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어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팬택이 법정관리 폐지신청을 함에 따라 법원은 일정기간 신청 사항을 심사한 뒤 폐지 명령을 내리게 된다. 법정관리 폐지를 확정하기 까지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은 2주.


이 기간 내 기적적으로 팬택 인수 의향자가 나타난다면 M&A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법원은 법정관리 폐지 확정을 내리고 이와 동시에 법적 보호 장치들이 사라져 팬택은 일반기업으로 전환, 청산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법원이 채권 신고를 받고 채권자 집회를 가진 뒤 팬택의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채권자 순위에 따라 채권변제가 이뤄지면 파산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팬택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제24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팬택의 자산은 총 2683억원, 부채는 총 9962억원이다. 특허권, 김포공장 등이 주요 자산으로 지난 3월말 기준 등록 특허 3558건, 출원 특허 1만3051건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산 직전까지 어떤 기업이라도 인수자가 나타난다면 회생의 가능성은 있지만, 그 동안 수차례 매각 추진 상황을 봤을 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예정대로라면 파산절차가 6월 중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의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임직원들도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팬택은 법정관리 폐지 신청에 대한 직원 설명회를 가졌다.

현재 팬택은 새주인이 나타난다는 전제로 고용승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팀장급 이상 임직원이 모두 사표를 낸 상태. 그렇기 때문에 청산 절차를 밟으면 마지막까지 남은 1200명의 직원은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직원들이 퇴직을 하거나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끝까지 버티겠다는 직원들도 있지만 파산절차가 시작되면 자동퇴사 되기 때문에 남은 기간 각자의 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