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650억 횡령' 전정도 세화MP 회장 영장청구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한정수 기자

포스코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검찰이 전정도 세화MP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26일 전 회장에 대해 650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회장은 2010년∼2012년 자신이 최대주주인 유영E&L의 이모 대표 등과 함께 포스코플랜텍이 세화MP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65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 회장은 2010년 7월 미국이 대이란 경제규제 강화 차원에서 이란 제재법을 발효하자 포스코플랜텍이 이란석유공사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중 약 650억원을 이란 현지 계좌에서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횡령액 650억원 중 540억원 이상이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했다. 나머지 공사대금도 대부분 세화MP 이란법인 계좌에서 분산 인출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었던 옛 성진지오텍의 고가 매입 의혹도 조사 중이다. 성진지오텍은 부실회사였음에도 고가로 포스코에 합병돼 이명박 정부의 실세가 이 합병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정동화 전 포스코 부회장의 추가 혐의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부회장의 영장 기각 전후로 추가 제보가 두세건 있었다"며 "혐의가 확인이 되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정 전 부회장에 대해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범죄혐의 소명 정도, 나머지 배임수재 부분에 있어 범죄 성립 여부나 그 범위에 대한 사실적·법률적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