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사 크루즈여행 '세월호'처럼 불안불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영업적자 100억원, 순손실 123억원, 총부채가 총자산을 378억원 초과한 회사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삼영회계법인이 한 상조회사의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폐업 직전이라는 얘기다.

언제 폐업할지 불확실한 상조회사들이 고가의 크루즈여행상품을 할부로 판매하며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크루즈여행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3개 상조회사가 지난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중 한 회사는 부금해약이익과 이자수익으로 순이익을 냈지만 나머지 두 회사는 순손실이 각각 123억원, 87억원에 달했다.

또 3개 회사의 부채총계는 평균 1460억원으로 자산총계를 378억~672억원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조회사의 폐업에 따른 소비자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조 관련 소비자원 피해 상담 현황은 △2012년 7145건 △2013년 1만870건 △2014년 1만7083건 △2015년 1분기 4642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공정위가 전날 소비자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을 정도다.


상조회사 대부분의 재무·손익 현황이 좋지 않은 것은 고객이 매월 내는 부금 외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이 부금해약이익과 이자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일하게 순이익을 낸 A사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영업수익이 205억원인데 영업비용이 220억원으로 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부금해약수입 67억원, 이자수익 6억원 등 영업외수익 74억원이 발생하면서 58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돌려막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계약 해지(부금해약수입)가 많지 않으면 적자가 커지면서 '폭탄 돌리기'식이 되는 구조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매월 4만원씩 100회에 나눠 분납하는 400만원짜리 상품을 가입할 경우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당이 적게는 40만원(10%)에서 많게는 80만원(20%)에 이른다"며 "계속 영업적자가 쌓이는 구조라 부채총계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할부거래법상 상조업체가 폐업하더라도 고객이 낸 부금의 50%는 보상 받을 수 있다. 상조업체는 소비자로부터 받은 선수금의 일정부분(50%)을 은행과 공제조합에 보전할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전금을 제대로 적립해 두지 않는 회사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상조회사를 통해 크루즈여행을 계획한 소비자는 부금 해지에 따른 수수료 부담과 폐업에 따른 부담, 보전금 미적립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