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은행업 민간주도 개편 가속..국내은행 진출 기회 삼아야"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자료=파이낸셜타임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인도 은행업계가 민영은행 주도로 개편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인도 은행산업의 구조조정기를 틈타 진출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6일 보고서에서 "민영기업 주도의 인도 은행산업 구조변화는 새로운 경쟁환경 도래를 의미한다"며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진출이 더딘 인도 진출에 있어 국내 은행들이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인도 민영은행 2곳이 신규인가를 받은데 이어 기존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며 민영은행 성장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대은행인 SBI를 비롯, 총 26개의 공영은행이 자산기준 시장점유율의 4분의 3을 차지할만큼 압도적이다. 이밖에 민영은행 20개, 외국은행 43개가 나머지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민영은행들이 기업금융, 프라이빗뱅킹(PB) 영업 등 사업라인을 다각화하면서 영업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반면 공영은행들은 수년간 높아진 부실비율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울러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친시장, 친기업 정책이 금융산업에서도 개방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아 민영은행이 은행업 성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인도는 12억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7.5%로 전망돼 6%대인 중국을 앞지를 것으로 추산되는 등 경제성장 속도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의 은행산업은 자산기준 2009년 전세계 14위에서 올해 7위로 올라섰으며 2025년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에 진입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저성장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도 진출은 더디다"며 "인도 은행산업의 규제여건과 경쟁환경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돼 국내 은행들이 여기에서 신흥국 진출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직까지 국내 은행의 인도 진출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1996년 신한은행 뭄바이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총 6개은행이 7곳의 지점과 2곳의 사무소를 냈을 뿐이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2년 첸나이 지점 개설 이후 3년만에 인도 구르가온에 두번째 지점을 하반기 중으로 낼 계획이다. 또 앞서 3월과 4월에 외환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첸나이와 뉴델리에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