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몸값 3조 KAI 매각 재개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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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 (48,750원 ▼1,150 -2.30%)산업(KAI)이 다시 한 번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왔다. 이번이 네 번째 매각 시도인데 산업은행 등 원매자 측은 치솟은 가격으로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M&A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주요주주들은 최근 KAI를 공동매각키로 하고 매각 자문사 선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지분 40% 수준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테크윈(10%)과 현대자동차(10%), DIP홀딩스(5%) 등도 주요주주다.

높아진 몸값은 부담이다. 가장 최근 매각에 나섰던 2013년 6월에 3만원이었던 카이 주가는 현재 7만원대 초반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서만 78% 상승했다. 당시 1조4000억원~2조원 수준으로 매각가가 형성됐는데, 현재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주요주주들의 공동 매각 시한은 올해 말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산업은행 등 원매자는 공식 매각 공고를 내기 전 적합한 투자자를 물색 중인데 녹록치 않다는 전언이다. 방위사업법에 따라 해외 투자자는 인수 후보에서 제외된다. FI(재무적 투자자)의 참여도 쉽지 않다. 차익 실현을 노리는 FI의 특성 때문이다.

거래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한 비행기 제작 업체인데 외국자본에서 인수할 경우 기술 유출 리스크가 크고 FI가 인수하면 경영 안정성 문제가 있다”며 “사실상 인수후보는 국내 SI(전략적 투자자)로 한정돼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잠재적 인수후보로는 최근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며 KAI 지분 10%를 손에 넣은 한화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하며 방위 산업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한화가 카이마저 손에 넣을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이미 수조원을 지출한 한화가 3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감당하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다른 거래 관계자는 “규모가 너무 커 인수 여력을 갖춘 매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올해 안에는 매각하는 것이 목표”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각방식 등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