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기사회생 하나…수출입銀 단독지원 결정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김상희 기자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단독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 거부로 법정관리 위기에 처한 성동조선이 기사회생 할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26일 채권단에 따르면 수은은 이날 여신협의회에서 성동조선에 단독으로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각 채권단에 해당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안건을 전달했다.

11개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가부 여부를 통보하게 되며, 채권단 의결권의 75% 이상 동의를 받으면 자금 지원이 진행된다.

앞서 수은은 지난달 성동조선에 대한 42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마련, 채권단에 동의를 구했지만 우리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당시 채권단은 계속된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동조선이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고, 채권 비율에 맞춰 분담하는 조건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성동조선 채권단의 채권 비율은 수은 51.40%, 무보 20.39%, 우리은행 17.01%, 농협 5.99%, 신한은행 1.38%, 하나은행 1.20% 등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은이 단독으로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다른 채권단도 이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부담이 줄어든 만큼 반대할 이유는 크게 없다"며 "이전 방안보다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은은 이번 단독 지원이 성사되면 당장 성동조선의 자금난을 해소해 급한 불을 끄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수은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정상화 될 수 있는 잠재력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중형 상선시장에서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이 회사가 살아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성동조선에 대한 지원은 채권단 자율협약의 틀 안에서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수은이 단독으로 책임을 떠안는 구조로는 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수은 관계자는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시점에 언제까지 손 놓고 볼 수 없어 이번에는 단독지원을 결정했지만 자율협약의 틀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