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몰락이 핀란드 창업에 좋은 기회됐다"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마틴 타발리 슬러시 CSO가 27일 오전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 랩 개소 1주년 기념 '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가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의 기회가 됐습니다"

북유럽 최대 창업 콘퍼런스 '슬러시'(SLUSH)의 마틴 탈바리(Martin Talver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7일 오전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콘텐츠코리아 랩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가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핀란드의 창업 생태계 구축 경험을 소개했다.

200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된 슬러시는 전 세계 92개 국에서 약 3500개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만나 투자유치 및 창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세계적인 창업 콘퍼런스다.

이날 간담회에서 탈바리 CSO는 핀란드의 국민기업이었던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의 실패가 핀란드 창업 생태계 구축에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키아가 몰락하며 수천명의 실업자를 양산했는데 이들이 슬러시와 같은 창업 콘퍼런스에 참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창업 생태계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국내 창업 생태계와 관련 "정부가 반드시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연구개발자와 기업, 스타트업과 기업을 이어주는 산학협력 분문에 대한 정부 투자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슬러시를 대표적인 글로벌 창업 콘퍼런스로 이끈 노하우로는 '차별화'를 꼽았다. 타발리 CSO는 "슬러시의 콘퍼런스는 무겁고 어려운 콘퍼런스가 아니라 마치 파티처럼 조명이 비추고 다양한 음악도 틀어 모두가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슬러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타트업들의 윈윈(win-win), 상생"이라며 "이를 위해선 네트워킹이 중요한 데 한 국가의 벤처 스타가 다른 국가에서도 스타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슬러시가 지향하는 바"라고 말했다.

슬러시 참가를 희망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는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글로벌 콘퍼런스를 사전 조사해서 자신에게 맞는 콘퍼런스를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은 똑같은 이야기를 다시 듣는 것을 지겨워한다"며 "매번 피칭(발표)에 변화를 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탈바리 CSO는 정부 정책입안자들에게 "정부는 스타트업을 돕고자 하는 열성은 크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며 "정부 관계자와 비슷한 힘을 가지고, 정부관계자와 스타트업을 이어줄 수 있는 중간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