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계열사 네오팜, '짝퉁' 도민준 크림 판매 논란

애경그룹 계열의 아토피보습제 전문업체인 네오팜 (23,250원 ▼350 -1.48%)이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 이름을 사용한 '짝퉁' 화장품을 제조·판매,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가 정당한 저작권 계약 없이 편법적으로 별그대 효과를 누리려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오팜은 한류스타 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와 퍼블리시티권 계약 체결 없이 '도민준 별크림'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중국 알리바바 산하의 오픈마켓인 타오바오 홈페이지 메인에 네오팜의 화장품 브랜드 아토팜의 수분 보습크림 '도민준 별크림' 출시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에는 별그대 포스터가 사용됐고, 중국 시장을 겨냥한 스페셜 에디션(특별 판매) 제품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타오바오 홈페이지에 게제된 도민준 별크림

문제는 네오팜이 키이스트나 HB엔터테인먼트와 도민준 별크림에 대한 퍼블리시티권 및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네오팜이 별그대 등장인물의 이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려면 HB엔터테인먼트와 퍼블리시티권 계약을 체결해야한다. 또 홈페이지에 올린 별그대 포스터를 사용하려면 HB엔터와 저작권 계약을, 포스터에 등장하는 김수현 초상권과 관련해선 키이스트와 계약을 맺어야한다.

네오팜은 도민준 별크림과 관련해 중국 총판 등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오팜 관계자는 "도민준 별크림을 생산판매하고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별그대나 김수현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타오바오 광고 이미지는 중국 총판 산하의 판매점에서 실수로 사용했고, 광고를 발견하고 바로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품명인 '도민준 별크림'에 대해선 "도민준(都敏俊)의 상표권을 보유한 김모씨와 계약을 맺어 상품화했다"고 설명했다. 별그대 주인공 도민준은 성으로 길 도(道)를 사용했다. 김모씨는 지난해 10월 도민준(道敏俊)과 한자 성만 다른 도민준(都敏俊) 상표권을 출원, 등록했다.

네오팜은 김모씨는 회사와 연관이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도민준 별크림을 중국에서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기업 계열사인 네오팜이 정당한 저작권 보유자와의 계약 없이 한자 성만 다른 도민준 상표권을 등록한 인물과 계약을 이유로 버젓이 '도민준 별크림'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제조, 판매한 것은 편법적으로 별그대 효과에 무임승차하려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HB엔터와 키이스트는 우선 도민준 별크림 출시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이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타오바오에서 도민준 별크림 광고 이미지는 삭제됐지만, 포털 검색사이트에서는 해당 이미지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HB엔터 관계자는 "네오팜으로부터 도민준 별크림 상품화와 관련한 문의가 온 적이 없다"며 "제품 출시 배경으로 면밀히 살펴본 뒤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문제가 법정공방으로 확대되면 타오바오에서의 네오팜 제품 판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김수현이라는 한류 대표 연예인을 내세운 짝퉁 제품 광고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최근 짝퉁 명품 판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알리바바가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관련업체에 강력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