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공습에 현대차 시총 3위로 털썩

현대차 (231,500원 ▲500 +0.22%)가 SK하이닉스에 밀려 시가총액 3위로 내려앉았다. 자동차 시장 성장 정체와 엔저 등 환율 여건 악화로 실적 부진 우려가 이어지며 주가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신차 효과와 2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 투자 포인트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주가 방향을 결정지을 요소는 환율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약세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상황에서 향후 환율안정화 여부가 반등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27일 현대차는 전일대비 1.88% 내린 1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매도세로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원엔환율 하락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SK하이닉스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2% 상승한 반면 현대차는 7% 가까이 하락하는 등 약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시가총액 3위(종가기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의 주가부진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돌아서고 유럽 등 경기 침체로 내수부진에 시달렸던 글로벌 경쟁사들의 영업환경이 정상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엔화, 유로화 등이 원화대비 상대적으로 약세를 지속하면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이후 달러가 완만한 강세 흐름을 보이며 원달러환율이 전년동기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일본, 유럽 등 이종통화 대비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되며 현대차 등 수출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51원을 나타내며 900원대를 하회했다.

향후 현대차 주가 반등 여부는 환율 흐름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환율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본, 유럽 등의 통화확대 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상대적인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미국 금리인상 이후 달러가치 안정화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등으로 환율 변동성은 축소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추세와 경쟁 강화 상황 속에 투자자들의 매매 포인트는 환율 변동이 되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유로화와 엔화가치가 더 약세를 보이며 현대차의 투자 매력도가 낮아질 개연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금리인상을 기준으로 달러 가치가 안정화되면서 환율 변동성도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 여건이 적어도 최악의 국면은 통과했다"며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며 엔화 약세의 급격한 진행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