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보단 질'…면접 하루에 끝내는 기업 늘었다

LG유플러스 상암사옥에 마련된 면접 대기실. 벚꽃나무 모형을 설치,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각 직무별로 지원자들을 상담하는 멘토를 따로 배정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지방대를 다니고 있는 A씨는 요즘 찜질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채용 시즌에 맞춰 주요 기업들의 면접을 보러 서울에 올라오는데 친척이나 연고가 없어 주로 찜질방에서 잠을 청한다. 그러나 A씨는 이 달 LG유플러스 원데이 면접에 참여하면서 숙소 걱정을 덜었다. 같은 날에 인성·직무 면접을 보면서 따로 숙소를 잡지 않아도 됐던 것.


27일 LG유플러스·롯데·CJ 등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지원자를 배려해 실무면접과 직무면접을 같은 날에 실시하는 '원데이' 또는 '원스톱' 면접 방식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면접전형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구직자들을 한번에 솎아낸 뒤 4~6주간의 인턴십 전형을 실시해 최종합격자는 까다롭게 선발한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상반기 공채 전형 중 '원데이 면접' 전형을 내달 1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이번 채용부터는 지원자들이 희망하는 직무의 선배를 매 지원자 4~6명마다 멘토로 배치해 면접 준비 시간 동안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겼다. '원데이 면접' 후에는 4~6주 가량의 인턴십 전형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인성면접 후 진행되는 직무 면접의 준비 시간 외에는 대기 시간도 많지 않아 면접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또 이 회사는 전형 도중에도 '원데이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별도 업무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양무열 LG유플러스 채용팀 팀장은 "구직자들이 입사 후에 본인이 어떤 팀에 배치될 것인지 걱정이 많고, 원하는 팀에 배치되어도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거나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업무라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지원자가 본인의 적성과 관심에 맞는 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각 본부에 소속되어 있는 팀 담당자들이 업무를 설명하는 '잡마켓'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역량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질의/인성면접/토론면접을 하루만에 실시하는 '원스톱' 면접방식을 도입해 채용절차를 다른 기업에 비해 단축했다. 서류접수부터 최종합격까지 걸리는 시간이 채 50일이 되지 않는다. 면접시간은 단축했지만 면접 당일에는 면접관 한 명 당 8명 안팎의 구직자만 배정하는 방식으로 면접의 질을 높였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면접 당일 배석하는 면접관은 매년 3일간의 면접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만 면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그룹 역시 대부분 계열사들이 심층·직무·어학면접 등을 모두 하루에 실시하고 있다. 심층·직무·어학면접을 겸한 1차 면접은 CJ인재원에서 그룹 공통 형식으로 진행되며 팀면접과 직무면접을 하루에 보기 때문에 보통 4~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일부 기업은 인턴십 과정을 거치는 지방거주자들을 위해서 숙박비를 제공하기도 한다. 현대해상은 서류전형, 실무면접을 거쳐 선발된 인턴사원 중 지방거주자들에 6주간의 숙박비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서울 본사, 현장 등을 2주씩 순환하는 인턴십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형 과정에서 지원자를 최대한 배려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원자들이 본인의 모습을 편안하게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