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출범, '대기업 참여'가 좌우할 듯

/그래픽=유정수디자이너

올해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할 수 있을까. 대기업 참여 여부가 제4이동통신사 출범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10년 후 이제껏 6차례에 걸쳐 제4이동통신 신청 기업들이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건 부실한 재정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은 매년 수조원대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특히 초기 4~5년간은 회수 자체가 힘들다. 단기 투자 자금보다 중장기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201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작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신규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신청을 받아 올 연말까지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자는 광대역으로 활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 LTE TDD 2.5㎓(40㎒폭)과 LTE FDD 2.6㎓(40㎒폭) 중 기술 방식을 선택해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기술 방식과 관계없이 최고득점 1개 사업자만 선정된다.

이번 제4이동통신 사업자 출범 계획의 성공 여부는 비교적 안정된 재정 능력을 확보한 사업자가 이동통신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지에 달렸다. 이명박 정부부터 거의 매년 이뤄진 시도가 매번 실패한 이유가 '재정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탈락했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 대해 당시 미래부 관계자는 "설립예정법인을 최대주주로 내세웠고 계약관계상 주요 재원인 해외 자본의 조달 계획 역시 불확실 했다"고 설명했다. 1% 이상의 주요 주주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기자본을 상회하는 투자금을 적어 순손실 상태인 회사도 있었다는 것.

이동통신 사업은 초기 시설 투자비만 최소 2조 원 가량 소요되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 투자자 확보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주요 주주로서의 대기업 참여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KMI, IST, 퀀텀모바일, K컨소시엄, 우리텔레콤 등의 컨소시엄이 사업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현대차, CJ, 태광 등 대기업과 접촉해 협상을 진행해왔던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다만 대기업이 이동통신 시장에 관심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이동통신 시장 자체가 포화 국면인데다 정치권의 가계통신비 압박이 가중되면서 중장기 사업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도도 거의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정부가 내세운 지원책도 기술방식을 LTE FDD 허용 외에 뚜렷한 게 없다.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의 경우 지난 2011년 현대그룹을 주요 주주로 내세웠지만, 허가 심사 막바지에 현대가 투자 의사를 철회하면서 결국 탈락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조규조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은 "대기업, 중소기업 구분 없이 평가한다"면서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능력이 있고 경쟁력 있는 사업자만 허가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