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악셀 밟는 IT공룡들…국내 SW업계도 활기

/자료=유정수 디자이너.

"자동차는 궁극의 모바일 기기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전 세계 IT시장을 선도해 가고 있는 애플이 스마트 카 시장에 쐐기를 박았다. 28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애플 제프 윌리암스 오퍼레이션 담당 수석 부사장의 이 같은 발언을 일제히 보도하며 애플의 스마트 카 진출 의지를 확신했다.


미국 IT 전문 매체가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제프 부사장의 발언은 '애플이 막대한 현금으로 뭘 할 계획이냐'는 질문의 대답으로 나왔다. 그는 "현금으로 투자할 곳을 물색하기 위해 많은 다른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며 자동차를 언급했다. 그간 애플이 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에둘러 밝혀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극적인 표현이다.

제프 부사장이 아이폰 콘텐츠를 운전자 계기판에 보여주는 시스템인 '카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마트 카 시장에 쐐기를 박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스마트 카 시장 성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가트너의 2015 IoT 전망 보고서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를 말하는 '커넥티드 카' 시장 규모는 5년 뒤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IT장비가 장착된 스마트 카 규모가 2011년 4500만대에서 2016년 2억100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들은 애플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자동차에 쏟아 부을 경우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3월말 현재 애플의 현금 보유액은 2000억 달러(약 221조원)에 달한다. 애플은 오는 2020년 전기자동차 출시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구글은 올 여름 '안드로이드 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작년에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구글의 스마트 카는 크기는 작으면서 효율이 높은 베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ICT솔루션 제공업체 화웨이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5에서 아우디 그룹과 커넥티드 카에 대한 공동 연구를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지난 3월 상하이자동차와 스마트 카 공동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공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자 스마트 카의 핵심 솔루션을 만드는 소프트웨어(SW)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분주해 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 업체인 ARM이 최근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방지해 주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카 솔루션 개발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솔루션에는 백미러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표정을 읽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됐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자체적으로 경고음이나 자동차 바퀴 혹은 시트에 진동이 울리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국내 SW업체들도 글로벌 스마트 카 시장 활황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 MDS테크 주최로 열린 자동차 SW 개발자 컨퍼런스에는 170곳에 달하는 관련 업체 및 연구기관, 대학 등에서 600명이 넘는 관계자가 몰렸다. 주최 측은 스마트 카 시대 도래에 다른 참가자들의 관심도를 대변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우준석 MDS테크놀로지 전무(COO)는 "스마트 카 시대는 업계에 위협이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며 "스마트 카에 대비한 기술 연구와 사회기반 시설 구축 등의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