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사흘만의 반등, 얼마나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전일 1년5개월래 최대낙폭을 기록하며 2110선을 내줬던 코스피가 하루만에 2120선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전일 거세게 매물이 잇따라 출회되며 2130, 2120, 2110선이 차례로 무너졌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 반등은 전일 낙폭과대에 따른 일회성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다수다.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기 전까지는 당분간 현재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65% 오른 2121.2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2일 2146.10으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지난 26, 27일 연속으로 조정을 받으며 2107.50까지 1.8% 하락한 바 있다. 이날 반등은 최근 낙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달 들어 재개된 조정은 전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발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진 영향이 크다. 경기지표가 호조세를 보일 때 증시가 약세를 보이곤 하는 비정상적 현상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 반등은 그리스 채무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일 위축된 투자심리를 다소나마 개선시킨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동반급락했던 미국·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전일 일제 반등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수가 반등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에서 불안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57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장 초반만 해도 외국인은 3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바 있다. 전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88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 1월 하순 이후 4개월만에 가장 많은 매물을 일제 쏟아냈다. 기관에서 연일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는 점도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현재의 반등이 이달 고점(2146.10, 5월22일)이나 지난달 하순 고점(2173.41, 4월23일)을 넘어서는 정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대량의 매물출회로 장대음봉이 형성되며 거래대금이 8조원을 웃돌았다"며 "전일 5일선(2130) 20일선(2120)을 잇따라 하회한 코스피가 다시 이평선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가 당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코스피가 하루만에 30포인트 이상 쉽게 오르내리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당장은 변동성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코스피가 현재의 반등을 이어가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보다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들어 한국에 우호적인 흐름을 보였던 외국인 유동성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전일의 경우 외국인은 대만 등지에서는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한국에서 유독 매물을 많이 내놓은 모습이 감지됐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뿐 아니라 FTSE(파이낸셜타임즈지수)도 중국A주를 편입키로 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투자자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글로벌 저금리 환경에서 나타났던 외국인투자자의 신흥국 주식매수는 달러강세 흐름 재개, 미국 연준 긴축우려 부각 등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금리인 만큼 지난 4월 하순까지 나타났던 평탄한 상승세보다 울퉁불퉁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재개된 조정이 코스피를 이달 초순 저점(장중기준 2060선, 종가기준 2080선) 아래로 끌어내릴 정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낮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어디까지나 현재의 조정은 글로벌 불확실성의 확대로 촉발된 것인 만큼 변동성이 잦아드는 시기가 도래한 후에는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을 야기한 미국달러 강세흐름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한다. 달러강세가 추세적으로 나타나려면 미국경제의 견조한 흐름이 나타나고 미국 설비투자가 확대되는 등 현상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미국 거시경기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다양한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우려가 높아질 수 있으나 달러강세가 대세상승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정의 강도 또한 추가적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변동성 확대국면에서는 밸류에이션에 베팅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