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성실히 갚으면 신용등급 오른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앞으로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하면 개인 신용등급이 올라간다. 지금까지는 연체 정보 등만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됐지만 앞으로는 상환 정보도 신규로 반영된다. 또 금융소비자들이 찾지 못하고 있는 휴면 금융재산을 금융사들이 파악해 고객들에게 환급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서태종 수석부원장을 의장으로 '국민체감 20대(大) 금융관행 개혁 협의체'를 구성해 이 같은 내용의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 수석부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금융관행은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고 금융경쟁력 저하의 원인"이라면서 "업계와의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우선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하면 개인 신용평가가 올라갈 수 있도록 신용조회회사(CB사)의 개인신용평가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CB사와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성실 상환정보 등을 적극 수집해 신용평가에 반영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신용등급이 올라가 대출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또 금융회사가 보유중인 휴면 금융재산 현황도 점검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고객에게 최대한 돌려주기로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휴면 금융재산은 1조4127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당연히 받을 수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 찾지 못하는 돈을 금융사들이 고객들에게 지급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의 금리인하 요구권 행사를 제약하는 요인도 개선키로 했다. 지금도 대출 기간에 승진, 급여 상승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데 금융회사의 소극적 태도로 소비자의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금감원은 금리인하 요구권 대상대출 범위, 세부요건 및 인정기준 등을 합리화하고 대출취급 시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또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실태를 전면 점검하고 다음 달 중 부당한 보험금 지급 지연 행위에 대한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1만9275건으로 전체 보험민원의 43.7%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채널을 통한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권의 통장발급도 줄여나가기로 했다. 통장을 발급하지 않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장기간 입출금 거래가 없고 잔액이 적은 예금계좌는 일괄 정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금융업권별 주요 표준약관 등을 전면 점검해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을 시정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 밖에 △홈쇼핑 등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실태 점검 △금융거래에 수반되는 주소 일괄 변경 △투자성 금융상품 등에 대한 고령자 전용 판매창구 도입 △금감원 민원·분쟁 처리 시스템 개선 등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