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IPO 실무자 몸값도 후끈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최근 2~3년 동안 주식시장 침체로 IPO(기업공개)를 늦췄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채비에 나서면서 IPO 실무자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28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15,140원 ▲20 +0.13%)은 최근 IPO 부문 경력직 채용에 착수했다. 현재 17명 수준인 IPO 담당 인력을 2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IPO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IB 2본부는 지난해 6월 구조조정 당시 12명 수준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말 KDB대우증권 출신인 정태영 부사장이 IB사업단장으로 부임한 이후 17명까지 늘었다. 대신증권은 늘어난 인력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상장 유치에 주력해 올해 10개 기업의 상장 주관을 따낼 계획이다.

대우증권 (7,410원 ▼80 -1.07%)도 올 들어 IPO 인력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말 IB사업부 사령탑으로 김상태 대표가 취임하면서 IPO 인력을 12명에서 22명으로 늘린 데 이어 추가 인원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올 들어 그동안 성과가 두드러졌던 대형사 IPO 외에 중소·중견기업 시장으로도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NH투자증권 (11,670원 ▲50 +0.43%)도 연초 회계법인 출신 인력을 영입한 데 이어 추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8명 수준인 IPO 부서 인력을 연말까지 2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소형사 중에서도 유진투자증권 (4,235원 ▲120 +2.92%), KB투자증권 등이 IPO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8명인 IPO 부서 인원을 1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KB투자증권은 해외기업 상장 전담부서 인력을 6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IPO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상장 업무가 머릿수 싸움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기업을 상장시키려면 4~5명의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랜드마크 딜이었던 제일모직이나 삼성SDS 같은 대형 딜의 경우 10명 가까운 인원이 달라붙어야 한다.

올 하반기에는 제일모직 규모의 대어급 상장기업은 없지만 이노션, 제주항공, 미래에셋생명보험, LIG넥스원 등 예상 시가총액 5000억∼2조원 규모의 준대어급 10여개사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이노션과 LIG넥스원의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따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IPO 실무진도 구조조정 한파에서 예외가 아니었지만 올해는 반대로 내외부적으로 지원받는 상황"이라며 "인력 규모와 전문성이 성과로 이어지는 시장이다 보니 증권사들의 인력 확보전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