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의 상장 도전장, "보험업은 성장산업입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사진제공=미래에셋생명

“보험업은 성장산업입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는데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보장성보험에 대한 니즈(수요)는 더 커졌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 상장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 아닐까요.”


28일 서울 삼성동 미래에셋생명 본사에서 만난 최현만 수석부회장(사진)은 ‘영락없는 보험맨’이다. 미래에셋의 창립멤버이자 국내 적립식펀드의 기틀을 만든 장본인인 그는 이제 “보험이 체질에 맞는다. 진작 보험에 올걸 그랬다”고 미소 짓는다.

얼굴은 수척해졌다.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2년에 비해 몸무게가 7.5kg 빠졌다. 상장을 준비한 최근 몇 달 2kg이나 줄었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 대표로 어렵게 상장을 성공시킨 뒤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했을 즈음, 또 다른 미션이 떨어진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7월 8일 상장을 앞뒀다. 최 부회장 취임 후 3년여 동안 준비한 상장이 드디어 결실을 맺기 직전이다.최 부회장은 “지금은 주식에 대한 니즈가 많은 시점이다. 주식시장으로 돈이 많이 들어오니까 10년 동안 우리 주식을 갖고 계셨던 주주들도 엑시트(투자회수)하기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보험 산업의 가치가 재조명받을 시기라는 판단도 내렸다. 그는“부동산 경기가 좋고, 자산가치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절에는 굳이 보험 안 들어도 상관없었다”며 “하지만 계속될 거라고 믿었던 성장은 멈췄다”고 진단했다. 고령화·저성장 시대 미래 안전판인 보험업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피력했다. 보험업은 포화상태고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편견을 뛰어넘는 논리다.


반면 공모희망가가 8200원~1만원으로 예상보다 낮다는 지적에 “보험업종이 주당 기업 내재가치 대비 0.6배를 받을 정도로 디스카운트(할인) 된 측면이 있다”며 “괜찮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고, 상장 후 꾸준하게 올라가는 게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낙관했다.

주식시장에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생보주가 2010년 전후로 상장됐다. 그런데 “왜 미래에셋생명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최 부회장은 “보험은 운용이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그는 “한 달에 보험금 10만원을 받고 사고가 나면 50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보험가입 1년 안에 사고가 났다면?”이라고 질문을 던졌다. 물론 보험금은 약속대로 지급해야 한다. 결국 고객에게 받은 돈을 어떻게 잘 운용하느냐에 따라 보험사 실력이 갈린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기준금리가 1%대인 저금리시대다. 보험사들이 최저보증 2.5% 이상 주겠다고 수년 전 약속했는데 덜컥 저금리 시대를 맞은 것이다. 최 부회장은 “(보험사들이)이제서야 해외 가서 투자처를 발굴하겠다고, 자산운용 능력을 키우겠다고 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은 보험업을 하기도 전인 12년 전부터 해외로 나갔다. 변액보험 투자 수익률이 최근 2년째 업계 1등인 것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미래에셋생명은 뭐가 다른가에 대한 두 번째 대답은 ‘진심’이다. ‘진심의 차이’는 2013년 최 부회장이 내놓은 혁신 상품으로 업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설계사 수당을 계약 첫 해 다 받지 않고 7년에 나눠 받는 보험이다. 수당으로 나간 돈이 적으니 고객은 중도해지 시 돌려받는 금액이 많다.

“보험이 고객의 평생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면 7년은 길지 않다”는 논리로 최 부회장은 설계사들을 설득했다. 이런 진심은 결국 고객에게도 통했다.


최 부회장은 상장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현장’을 놓지 않았다. 현장이 기본이라고 믿는 그답게 지난주에도 지방 기업고객과 지점을 방문했다. 전국 모든 지점이 그의 집무실이나 다름없다. ‘낮에는 고객’을 만나고 ‘밤에는 직원’을 만나 어울리며 소통하는 게 공식화돼 있을 정도다. 이런 최 부회장의 ‘진심’이 주식시장에서 다시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현만 수석부회장 약력
△61년 12월△02년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96년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07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11년 미래에셋증권 이사회 의장 △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수석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