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펄펄끓는 중국'서 '안정적인 유럽'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유럽 펀드로 몰리고 있다. 중국 증시 과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유럽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유럽펀드에는 연초이후 1조16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1조848억원이 들어온 중국 본토펀드보다 더 많은 규모다. 지난 1월과 2월에 환매가 일어났던 유럽펀드는 3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단행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유럽펀드는 3월과 4월 각각 4999억원과 4917억원의 자금이 몰린데 이어 이달에도 2525억원을 흡수했다.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로는 연초이후에만 6584억원이 들어왔고 알리안츠유럽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_재간접형](H)과 JP모간유럽대표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로도 각각 1984억원과 1140억원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ECB의 통화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유럽 각국의 경기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유럽주식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버트 워딩턴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멀티에셋그룹(GMAG)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의 경제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리스에 대한 우려도 2~3년전보다는 많이 완화된 상황"이라며 "유로화 약세로 유럽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펀드는 수익률도 양호하다.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은 18%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12.19%를 뛰어넘었다.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C-f는 올들어 수익률이 20.58%로 가장 좋았고 가장 많이 팔린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종류F도 20%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외국계 운용사 중심이었던 유럽펀드 시장에 최근에는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유럽멀티에셋인컴 펀드를 출시했고 삼성자산운용은 파이어니어유럽중소형 펀드를 내놨다. KB자산운용은 지난 3월 국민은행 PB센터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롬바드오디에유럽셀렉션 펀드를 출시해 자산가들의 자금을 300억원가량 끌어모았다.

반면 중국 펀드는 과열론이 제기되며 자금 유입세가 한 풀 꺾였다. 중국펀드로는 올들어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1000억~4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이달들어서는 순유출로 전환돼 473억원이 빠져나갔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향후 선강퉁 시행 가능성, 일대일로 계획의 본격 시행, MSCI지수 편입 기대감 등 상승 기대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단기 과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NH투자증권은 이달들어 중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 "선강퉁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선전증시의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비중이 낮거나 또는 상하이증시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은 홍콩H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을 분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