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강제징용지 7곳 세계문화유산 등재 빼달라"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인 강제 징용의 한이 서린 나가사키(長崎)현의 하시마(일명 군함도) 전경. 일본 정부는 하시마를 포함한 23개의 메이지(明治) 시대 일본의 산업시설물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 이 가운데는 하시마를 포함해 과거 5만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7개 시설이 포함돼 있다. 하시마는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하루 12시간씩 지하 700m깊이 탄광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려 지옥도라고 불린다./사진=나가사키시 홈페이지

정부는 일본이 한국인 강제징용지가 포함된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하는 것과 관련 "수만명 한국인들이 강제징용을 당한 7곳을 빼달라는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강제노동을 당했던 시설에 대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우리 정부의 최종문 외교부 유네스코 협력대표는 신미 준 일본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과 지난 22일 도쿄에서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 우리측의 우려를 전달하며 협의를 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또 "일본이 타협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면서 "일본도 부담을 느껴서 (한·일간 양자협의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자기들도 최소한의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강제징용지에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한 한일 간 2차 협의가 곧 재개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한일 간 협의에서 우리 정부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네스코 산하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23일 일본정부에 1910년 이후 강제징용 등 모든 역사적 사실을 명시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일본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전문성을 존중하라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그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전체 역사를 알리는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못하겠다고 할 수 있겠나.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