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황제'의 증시복귀…글로벌시장 노림수

2000년에 넷마블을 설립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증시에 복귀한다. '게임황제'가 게임회사로 증시에 복귀하는 건 2006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는 자회사 넷마블엔투, 넷마블몬스터, 넷마블넥서스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넷마블엔투와 넷마블몬스터는 이미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고 이르면 올 하반기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넷마블넥서스의 경우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넷마블엔투, 넷마블몬스터, 넷마블넥서스의 지분을 각각 52.05%, 56.01%, 55% 보유하고 있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 등기이사이자 최대주주로 지분율은 35.88%다. 방 의장은 또 넷마블엔투, 넷마블몬스터의 지분을 각각 12.50%, 10% 갖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세 회사는 모두 흥행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엔투는 '모두의마블', 넷마블몬스터는 '몬스터길들이기', 넷마블넥서스는 '세븐나이츠'를 개발했다. 세 게임 모두 현재까지도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히트작이다.

넷마블게임즈 자회사의 상장은 '게임황제'로 불리는 방 의장의 증시 복귀라는 상징성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방 의장은 2000년 3월에 넷마블을 창업한 뒤 2004년에 CJ그룹에 매각했다. 2006년에는 CJ인터넷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게임업계에서 발을 뺐다.
방 의장은 5년 뒤인 2011년 CJ E&M 게임부문 상임고문으로 복귀하며 게임업계로 돌아왔다. 이후 CJ E&M에서 물적분할한 CJ게임즈와 CJ넷마블이 지난해 10월 합병하며 지금의 넷마블게임즈로 재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방 의장은 유상증자 참여, 최대주주로 있던 하나로드림게임즈 흡수합병 등을 통해 넷마블게임즈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방 의장은 2011년에 게임산업에 복귀한 뒤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며 당시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게임업계 선도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넷마블게임즈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034억원,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시점에서 이제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게임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증시에 입성한다. 그동안 방의장은 CCTV 회사인 인콘 (457원 ▲3 +0.66%) 등 게임 분야 외 회사에도 투자했지만 2006년 이후 게임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회사의 경영을 맡지는 않았다. 넷마블게임즈 자회사의 잇따른 상장을 통해 게임 및 비게임, 상장 및 비상장사 지분을 두루 보유한 방 의장은 향후 증시에서 보폭을 크게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방 의장의 증시 복귀는 글로벌 시장 공략과 궤를 같이 한다.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회사의 개발 경쟁력 등을 키워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 4월에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출시한 '마블퓨처파이트'는 넷마블의 글로벌시장 공략 의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마블퓨처파이트는 영화 '어벤저스'로 유명한 디즈니 마블코믹스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이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방 의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에서 벗어나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회사 상장 등을 통해 게임 개발 역량을 높이고 국내외 게임 기업과 협업을 통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