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후폭풍’…엔/달러 8년만 최고점, 원/엔 7년만 최저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을 언급한 뒤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8년 만에 최고점를 기록했고, 이 영향으로 원/엔 재정환율은 7년여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3원 오른 1105.8원에 마감됐다. 장초반 엔/달러 환율이 124엔 중반대로 치솟으면서 1110.9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고점을 인식한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영향으로 상승폭을 반납했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124.30엔을 기록하면서 장중 기준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엔화 가치는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 직전일인 지난 5월 21일 이후 달러화 대비 2.5% 가량 하락했다.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기준 엔/달러 환율은 123.80엔으로 2007년 6월 25일(123.88엔)이후 약 8년만에 최고치다.

장초반 크게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엔화 약세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기준 893.2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2월28일(880.75원)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4월 28일 연저점(898.56원)보다도 5.27원 하락한 것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 내부적인 요인보다 달러강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심리적 지지선인 125엔대가 뚫리면 엔/달러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일본중앙은행(BOJ)도 당분간 추가 양적완화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일본 수출과 물가가 단기간에 어려움에 빠지지 않는 이상 당장 125엔대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엔/달러 환율과 동조화 현상으로 상승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월말 네고물량과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경우 당장은 연고점(3월 16일, 1136.6원)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중 한때 124엔을 넘었던 엔/달러가 다시 123엔대 중후반대로 진정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흐름상으로 연고점까지 저항선은 약하지만 엔/달러가 125엔을 넘어서지 않는 이상 1115~20원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크게 오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엔화약세는 그동안 유로화 약세에 베팅한 물량들이 이를 줄이고 그 대안으로 달러를 매수하면서 엔화를 파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박스권을 뚫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125엔을 넘어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