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로 '올킬'…모바일에서 시작해 IoT로 마침표

/사진=홍재의 기자

'스마트폰→TV→웨어러블→자동차→사물인터넷(IoT)'


모든 영토를 '안드로이드 제국'으로 만들기 위한 구글의 야욕이 구체화되고 있다.

구글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구글I/O)에서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OS) '브릴로'와 기기 간 통신언어 '위브'를 각각 공개했다.

'브릴로'는 최소 64MB 또는 32MB 램을 장착한 저전력 기기에서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기반 OS다. 용량이 작아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기기를 비롯한 사물통신 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위브는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브릴로'가 탑재된 기기와 센서를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통신 언어다.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IoT 시장을 겨냥한 구글의 발빠른 움직임은 모바일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기기를 '안드로이드 OS'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81.5%.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 OS가 빠르게 채택되고 있다. 작년에는 웨어러블, 스마트카용 OS버전도 내놨다. 이들 모든 기기들은 안드로이드폰으로 조작할 수 있다. 서비스도 연동된다.


전 세계 수백만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플랫폼이 같기 때문에 손쉽게 서비스와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수 있다. IoT 시장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크게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구글 입장에서 '양수겸장' 카드인 셈이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기존 플랫폼 시장 지배력을 묶어두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구글 순다이 피차이 수석 부사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에서 브릴로 프로젝트와 함께 기기간 통신 플랫폼 '위브'(WEAVE)를 함께 공개했다. (사진=홍재의 기자)

이런 맥락의 일환으로 이날 행사에서 구글은 기존 안드로이드 플랫폼 시장에서 확고한 1위 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이번 I/O 키노트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인 안드로이드M을 공개하며 개발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구글의 선전포고로 업계의 관심은 IoT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자들과의 전투에서 누가 승기를 쥘 것인가로 쏠린다. 구글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라는 두 개의 중요한 부문에서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쌓아온 만큼 IoT 생태계 확보 경쟁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도 IoT 플랫폼인 홈킷 출시시기를 올해 가을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애플은 홈킷과 연결되는 스마트기기들을 관리할 수 있는 앱 홈(Home)을 iOS9에 탑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최근 IoT 플랫폼 아틱을 선보이며 행보를 재촉하는 모습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MS는 전 세계 PC의 90%이상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명실상부한 IT공룡이다. 주요 외신은 MS가 올해 말께 스마트폰에서 구동이 가능한 새 윈도우 버전을 출시할 경우 IoT에 전력 질주하는 업계에 적잖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