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수사 어디로…'본격화'? '마무리 수순'?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사진=뉴스1

최근 지지부진했던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지난 대선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당시 새누리당 캠프 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압수수색을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핵심 의혹을 풀어줄 ‘키맨’으로 지목된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검찰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푸라기 하나라도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힌 검찰이 이 관계자의 진술 등을 통해 대선자금 의혹의 핵심단서를 포착한다면 그간 차질을 빚었던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9일 오후 3시로 소환통보를 받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 관계자 김모씨(54)는 오후 5시인 현재까지 응하지 않은 상태고, 이날 검찰이 리스트 속 6명에 대해 금품수수 관련 의혹에 대한 질의와 자료제출을 요청하는 서면을 보낸 것에 비춰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 관계자로 수석부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던 김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부터 김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막혔던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검찰이 의혹 관련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수사팀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기소하기로 최종결정했지만 이들 외 리스트 속 6인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경우 성 전 회장 스스로 돈을 전달한 시점 등이 비교적 상세히 드러났고 전달자와 목격자 등도 특정됐기 때문에 이를 단서로 사법처리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6인의 경우 금품전달 시기 등이 특정되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진술과 정황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 상황에서 김씨가 '키맨'으로 지목된 것은 경남기업 자금담당 임원 한모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다. 한씨는 검찰에 출석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 지시에 따라 2억원을 김씨를 통해 새누리당 캠프에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황은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시점 및 액수와 일치한다. 홍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한편 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 속 남은 인물 6명에 대해 일괄적으로 서면질의와 자료제출요청서를 보냈다.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아닌 서면질의를 택해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수사팀은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서면조사를) 단계가 아닌 수사 기법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