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인혁당 사건' 50년만에 무죄 확정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유가족들 /사진=뉴스1

이른바 '1차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던 고(故) 도예종씨 등 9명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1965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지 50년 만이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차 인혁당 사건 때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도씨 등 9명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 반공법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위반한 잘못이 없다"며 "도씨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차 인혁당 사건은 1964년 8월 박정희 정권이 "북괴의 지령을 받아 반정부 조직인 인혁당을 결성해 국가 사변을 기획했다"며 도씨 등 수십명을 검거했던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도씨 등 13명을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도씨 등 7명은 실형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심은 2명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전원에게 징역 1∼3년에 일부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고 이듬해 형이 확정됐다.

이후 중앙정보부는 1974년 유신반대 투쟁을 벌인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을 수사하면서 인혁당 재건위를 배후로 지목, 1차 인혁당 사건 연루자들을 다시 잡아들였다.

도씨 등 8명에게는 사형이 선고됐고 17명은 징역 15년∼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도씨를 포함, 사형선고를 받은 피고인들은 판결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이후 1차 인혁당 사건의 피고인들과 그 유족들은 2011년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2013년 9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후 같은해 11월 재심청구가 기각된 4명을 제외한 도씨 등 9명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몸에 고문의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남아있고 변호인이나 가족과 면담과 접견이 거부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는 자료 등을 토대로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한편 2차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들은 2007∼2008년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