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치] 취업만이 정답? 틈새창업도 해답이다

워킹푸어(working poor)라는 말을 아는가? ‘일하는 빈곤층’을 뜻하는 말로 하우스푸어, 렌트푸어에 이어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서글픈 모습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흔히 ‘근로빈곤층’이라고도 일컫는 이 워킹푸어 현상은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수준이 낮을수록, 비임금근로자일수록, 취업기간이 짧을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워킹푸어에 대한 기존의 이러한 법칙이 깨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녔지만 저소득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학력 워킹푸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거의 늘지 않는 반면, 대졸 구직자는 해마다 쏟아지다보니 초과 인력공급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학진학률과 취업성공률이 비례하지 않는 사회, 이 과정에서 선택 받지 못한 이들은 비정규직이나 소득이 낮은 직종에 머물며 고학력 워킹푸어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OECD 기준,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은 66.1%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0.5%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관련 통계 시작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하니 비교적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기뻐할 수만은 없다. 자녀 교육비라도 벌기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든 50대 여성과 시간제 일자리에 투입되는 청년층의 취업이 늘었고, 업종 역시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서비스업종이 대부분이다.

개인도 기존의 방식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력, 영어 등 일반적인 스펙쌓기가 아닌 일자리별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그럼 진학진로 단계부터 '일'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그 일이 반드시 대학진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청춘을 다른 선택에 주자. 이 시대에 필요한 직장인은 '織(직무)'과 '業(산업)'의 전문가이다. 예를 들어 세일즈맨인데 소비재 전문이라는 식이다. 특정분야의 지식, 경험, 경력을 쌓아야 하며 또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해석하고 향상해 나가야 지속적인 일자리 유지가 가능하다.

그리고 원하는 일과 업무환경을 구하기 쉽지 않다면 내가 중심이 되는 창직과 창업도 도전해야 한다. 창직은 회사를 세우는 창업과는 다르다. 웹툰작가, 3D프린팅 전문가, 음악캠프 컨설턴트 등이 창직의 사례가 되겠다. 창직으로 나만의 일자리를 만들지만, 시장이 커지면 창업을 할 수도 있다. 최근 ICT의 발전으로 기존의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분야 등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먼 미래가 아닌 10년내 큰 변화가 오고 있고 이 중심에는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들이 있다. 젊어 고생을 사서 하지만 지금은 뱀의 머리가 되는 도전을 받아들이자.

또한 최근 재능을 거래할 수 있는 아홉, 크몽 등의 온라인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반드시 번듯한 대기업 입사만이 직업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현재 통번역, IT, 사업지원, 홈서비스 등의 글로벌 아웃소싱사업은 6조달러 가운데 3천억 달러를 온라인에서 해결하고, 국내도 2018년 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모든 것이 '우버화' 되고 있다. 소비자를 직접 찾아 재능과 용역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역시 온라인과 새로운 패러다임에 익숙한 청년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정부의 일자리정책도 단기적 조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이같은 일자리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우선 진로와 직업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교과부와 고용부가 통합적 관점의 정책연구가 필요하다. 청년들의 창직과 창업 지원은 직접적인 창업 비용 외에도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구직자 개인도 직업에 대한 관점변화와 유연한 일자리시장 진입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내최초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공동창업했으며, 2014년 8월 취업학교를 개설했다. 저서로는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 등이 있으며, 18년째 채용과 직업에 관련한 방송과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