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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 만든 유학파 청년

[벤처스타]<30>점자 스마트워치 개발한 스타트업 '닷'(dot)

벤처스타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입력 : 2015.06.23 08:11|조회 : 1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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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우후죽순 생겨나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벤처스타'들을 소개합니다. 에이스로 활약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미래의 스타 벤처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김주윤 닷(dot) 대표/사진=이해진 기자
김주윤 닷(dot) 대표/사진=이해진 기자
"진짜 문제를 찾고 싶었죠. 잭 안드라카(Jack Andraka)를 보며 조금 진보에서 더 나아가 '혁신'을 일으켜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 닷(dot)을 고안한 김주윤(26) 닷 대표는 이미 미국 유학 시절 두 번 창업을 경험했다. 육군사관학교 진학 실패 후 그는 아버지를 따라 사업가가 되기로 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우선 풍부한 창업 경험이 가능한 미국에서 유학할 것을 권유했다.

2010년 시애틀 소재의 워싱턴 대학에 입학, 유학길에 오른 그는 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역사와 더불어 '창업'을 공부했다. 54시간 안에 팀 빌딩(팀 구성)해 스타트업을 런칭하는 '스타트업 위켄드'(Start up Weekend) 프로그램에도 참가했다. 여기서 만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개발자와 처음 만든 구직 플랫폼이 그의 첫 창업이 됐다. 당시 그는 유학생으로서는 드물게 2012년 유명 미 창업지원기관인 파운더 인스티튜트에 입주하기도 했다.

이후 친구들과 트럭 버전의 우버 서비스 '웨건'(Wagon)을 내놓는 등 유학 4년 동안 꾸준히 창업했으나 아쉬움이 남았다. 김 대표는 "진짜 문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잭 안드라카를 보며 10대 소년도 혁신을 일으켜 내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나은 진보에 머물지 말고 진짜 '혁신'을 일으켜 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잭 안드라카는 췌장암 진단 종이 센서를 개발한 10대 소년이다. 잭은 그의 삼촌이 췌장암으로 사망한 뒤 생존율이 2%에 불과한 췌장암 진단법의 정확도가 30%에도 못 미친다는 데 문제를 발견, 췌장암 발병 시 체내에 급증하는 장암 단백질 메소틸렌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 이 종이센서는 기존 진단법 보다 168배 빠르고 가격은 2만6000배 이상 저렴하다.

김 대표도 어느 날 학교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 학우가 두꺼운 점자 책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시각장애인의 정보 격차 문제를 발견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읽는 데 사용하는 점자 리더기 가격이 300~500만원으로 비싸고 길이 40cm·폭 20cm의 철 소재로 만들어져 휴대도 불가능했다.

김 대표는 "이 점자 리더기를 10만원 대 스마트워치 형태로 만들면 가격도 저렴하고 휴대하기도 쉬워 혁신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정보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닷이 개발한 점자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 등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와 연동돼 점자화된 데이터가 스마트워치로 전송,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면 문자메시지·푸시알림 등을 점자로 읽을 수 있다. 액정에 자리잡은 24개의 점형은 자석인 '네오디뮴' 모듈로 구형된다.

기존 점자 리더기가 전기자극에 세라믹 판이 구부러지는 원리를 이용해 점자를 돌출 시켰다면 닷은 자석 위에 코일을 장착해 전기신호에 따라 점형이 돌출되고 들어가도록 조절했다. 이로써 세라믹 판 길이가 일정 수준 이상 돼야 점자 돌출이 가능했던 기존 방식을 탈피,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점자 리더기를 구현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기존 문자음성자동변환기술(TTS)에 대해 "시각 장애인들의 사생활 노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사적인 내용이 소리로 노출되면 시각 장애인들의 사생활이 보호 되지 않는다. 또 이어폰을 착용할 경우엔 주위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크다"며 "점자 스마트워치가 문자음성자동변환기술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닷은 하반기 미국에서 점자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예상 가격은 20만~30만원대다. 프랑스 시장 진출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가 기존 스마트폰 입력단자에 닷의 기술을 적용한 점자판을 넣자고 제안해 온 것. 이에 김 대표는 최근 오렌지 파리 본사를 방문, 솔루션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국내에서는 기업은행과 네오디뮴 점자 모듈이 탑재된 ATM기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문자음성변환기술에만 의존했던 시각장애인 안내 서비스 대신 시각장애인도 입출금 거래내역과 신용카드 승인 내역을 문자(점자)로 안내 받을 수 있게 된다.

닷은 향후 태블릿 형태의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특히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수학 교육에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할 생각이다. 기존 점자 리더기는 점자가 한 줄로만 표시돼 세로 계산이나 도형·함수 등 수학적 표현이 불가능 했다.

김 대표는 "점자 스마트워치 개발 과정에서 300명 가까운 시각 장애인들을 만나 인터뷰 했는데 한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께서 '전 세계 시각장애인은 수학 포기자'라고 말씀하셨다"며 "세로 계산과 도형, 함수 표현이 가능한 점자 태블릿을 개발해 시각 장애인 학생들의 수학 학습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닷은 유니세프가 주최하는 적정기술 공모전 '웨어러블 포 굿'(wearable for good)에도 참여해 아이들을 위한 저가용 점자 스마트 밴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전 세계 2억8000명 시각 장애인들의 문맹율이 95%에 이른다"며 "적정기술로 점자 리더기 분야에 혁신을 일으켜 시각 장애인과 일반인 간 정보 격차를 줄여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닷'(dot)이 개발한 점자 스마트 워치/사진제공=닷
'닷'(dot)이 개발한 점자 스마트 워치/사진제공=닷

이해진
이해진 hjl1210@mt.co.kr

안녕하세요 사회부 사건팀 이해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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