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20년…1995년 6월29일 무슨 일 있었나?

삼풍백화점 붕괴 20주기를 앞둔 26일 오후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탑에서 시민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내일(6월29일)은 1995년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삼풍백화점은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의 번영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20초 만에 맥없이 무너져 내리자 국민들은 분노했다. 502명의 목숨을 앗아가 건국 이래 최대 참사로 기록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된다.


1987년 착공해 1989년 12월1일에 문을 연 서초구 서초동의 삼풍백화점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대치동 그랜드백화점 등과 함께 '빅3'로 꼽혔다. 지상 5층, 지하 4층으로 지하를 포함해 28만㎡의 연면적을 뽐냈다. 당시 단일 매장 기준으로 전국 2위 규모의 초대형 백화점이었다.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의 고객이 다녀갈 정도로 '서울 번영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 '상징'이 콘크리트 더미로 변하는 데는 20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삼풍백화점이 문을 연지 5년여 만인 1995년에 벌어진 참사였다.

당초 4층으로 계획됐다가 설계·구조변경으로 1개 층을 더 올렸다. 물건을 더 많이 진열할 생각에 일부 기둥을 제거하기도 했다. 나머지 기둥도 굵기를 25%나 줄였기에 불법증축으로 늘어난 하중을 이기지 못한 건물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고는 6월29일 오후 5시57분에 일어났다. 가장 붐비는 시간대로 1000여명의 고객과 500여명의 직원들이 순식간에 무너진 건물에 깔렸다. 건물 파편이 인근 법원 건물까지 튀었고 유독가스가 치솟았다.

사실 전조현상은 있었다. 붕괴가 일어나기 2개월 전에 5층 식당가 천장에 균열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붕괴 당일 사장이 직접 균열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지만 영업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은 매출에 지장을 줄까 봐 대피 지시를 내리지도 않고 마지막 순간 고객들을 버리고 몰래 건물을 빠져나왔다.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에 구조는 난항을 겪었다. 건물의 추가 붕괴위험도 있었고 구조 장비도 턱없이 부족했다. 퇴근길 직장인들은 넥타이를 맨 채로 달려갔지만 맨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드물었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기적의 생존자들이 나왔다. 최명석(당시 20세), 유지환(당시 18세·여), 박승현(당시 19세·여)씨가 각각 11, 13, 17일만에 구조됐다. 이후 추가 생환자는 없었다. 총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쳤다. 6명은 실종 처리됐다.

삼풍백화점은 1999년 1월30일 완전 철거됐다. 그 자리에는 주상복합빌딩이 들어섰다. 삼풍백화점 참사의 교훈은 차츰 잊혀졌고 이후에도 대형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