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종합]그리스發 악재에 '휘청'…코스피·코스닥 '급락'

코스피와 코스닥이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 동반 급락했다. 특히 이날 코스닥은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2%대 조정을 받았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2060.49(-1.42%)로 장을 마치며 206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어느 때보다 짙어지며 외국인들이 1000억원대의 매물을 쏟아낸 것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그리스에 대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오는 30일 지원금 72억유로를 집행하지 않은 채 종료된다. 그리스는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5000만유로를 갚아야 하는 데 사실상 상환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며 그리스에서는 대량 예금인출(뱅크런) 사태가 발발, 그리스 정부가 시중은행의 영업중단을 권고한 상태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오늘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인 매도세는 규모만 봐서는 그렇게 크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유는 그리스 사태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관망심리가 짙어지며 대기 매수세를 실종시켜 매도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elvhfe
김 팀장은 이어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향후 시나리로를 점치기 힘들지만 현재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며 "만약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 된다고 해도 디폴트 선언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와 향후 유관기관이 어떻게 지원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외국인 매도에 2060선 '턱걸이'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77포인트(1.42%) 하락한 2060.49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그리스발 디폴트 악재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며 지수가 약세를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시초가 2056.44(-33.82)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내림폭을 일부 줄이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낙폭을 다시 확대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에서 1079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24억원, 212억원 순매tn하며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기에 바빴지만 지수 하락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의 모든 업종은 하락 마감했다. 그 중에서도 증권업지수는 그리스발 악재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데다 정책 실망감이 더해지며 5.75% 급락했다. 종목 별로는 NH투자증권 (11,200원 ▼140 -1.23%)이 전 거래일 대비 6.54% 하락한 1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고 대우증권 (7,160원 ▼130 -1.78%)도 5.33% 내려 1만5100원에 마감했다. 삼성증권 (35,950원 ▼50 -0.14%)이 7.5% 급락했고 현대증권 (7,370원 ▲10 +0.1%)도 5.8% 하락하는 등 대형 증권주들은 모두 급락세로 마감했다.

증권업 외에 운수창고, 기계, 종이/목재, 건설업 등이 3%대 약세를 보였고 의약품, 비금속광물, 금융업은 2%대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하락 마감한 종목이 더 많았다. 기아차 (110,400원 ▼1,800 -1.60%)와 KB금융 (63,800원 ▼200 -0.31%)이 2%대 하락했고 삼성생명 (77,600원 ▼400 -0.51%), NAVER (182,000원 ▲1,300 +0.72%), SK텔레콤 (50,200원 ▼500 -0.99%) 등은 1%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 (173,500원 ▼8,800 -4.83%)는 10위권 내에서 홀로 1%대 상승마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와 제일모직 (138,600원 ▼1,700 -1.21%),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은 강보합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7개 종목을 포함해 140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었으며 702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28개 종목은 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개인·외국인 동반매도에 2%대 '급락'

29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46포인트(2.33%) 하락한 733.04로 장을 마쳤다.

이날 733.07(-17.43)에 시초가를 형성한 코스닥은 장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낙폭을 빠르게 줄였지만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고 개인도 매도 폭을 키우면서 2%대 하락 마감했다.

개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232억원 순매도 했다. 외국인도 9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 기관은 326억원 순매수 했다.

업종별로는 하락 마감한 업종이 압도적이었다. 출판/매체복제가 4%대 강세를 보였고 인터넷, 유통이 각각 1%대 상승했다. 방송서비스와 통신서비스는 강보합 마감했다. 이 4개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없종이 하락 마감했다. 운송, 종이/목재, 디지털컨텐츠, 비금속이 각각 4%대 하락했고, 일반전기전자, IT부품, 의료/정밀기기, 금융 등은 3%대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약세를 보인 종목이 압도적이었다. 다만 장중 일부 종목이 상승반전하며 10위권 내에서는 총 4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동서 (18,440원 ▲460 +2.56%)는 이날 6%대 급등하며 10위권 내에서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 코오롱생명과학 (22,250원 ▲50 +0.23%)도 5%대 상승 마감했다. 로엔 (99,900원 ▲800 +0.8%)은 이날 4%대 강세를 보였고 다음카카오 (48,650원 ▼450 -0.92%)도 3%대 상승 마감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켰던 내츄럴엔도텍 (2,440원 ▼75 -2.98%)은 지난 26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에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내츄럴엔도텍 (2,440원 ▼75 -2.98%)은 전 거래일 대비 29.79% 오른 2만7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4개 종목을 포함해 164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었으며 881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22개 종목은 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코스피200지수선물 9월물은 전일 대비 3.20p(1.26%) 내린 251.70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8.4원 오른 1125.30으로 마감했다.